SEOUL · JEONGDONG

정동전망대, 걸어온 길을 위에서 한 번에 보는 자리

세 편을 걸었다. 돌담길, 미술관 앞, 정동길.

높은 창에서 내려다본 덕수궁 — 돌마당과 중화전, 왼쪽에 흰 석조전과 분수, 그 너머 유리 빌딩의 벽과 산. 편집 이미지.

첫 편에서 엘레나는 덕수궁 돌담길을 걸었고, 두 번째 편에서 그 끝의 미술관을 보았고, 세 번째 편에서 정동길의 붉은 벽돌을 셌다. 세 편의 길은 전부 지상에 있었다. 담을 옆에서, 벽돌을 가까이서, 은행나무를 아래서 본 길. 오늘은 그 길들을 한 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자리로 간다.

정동전망대는 서울시청 서소문청사 13층에 있다. 세 번째 편의 마지막에 「정동제일교회 앞에서 340m, 4분」이라고 적어 둔 그 자리다. 청사 안의 전망대라 여는 시간이 정해져 있는데, 평일에는 오후 1시 반부터, 주말에는 아침 9시부터 문을 연다. 엘레나는 평일 오후를 골랐다. 걸어온 길을 사람이 적을 때 보고 싶어서다.

오늘의 물음은 하나다. 화면에서 이 동네는 언제나 지상의 장면이었다. 담을 따라 걷는 두 사람, 은행잎 위의 발, 벽돌 앞의 얼굴. 위에서 본 정동은 화면에 나온 적이 없다. 그러니 위에서 보면, 걸어 본 길을 알아볼 수 있을까.

시청역 12번 출구에서 — 청사로 들어가는 문

1·2호선 시청역 12번 출구에서 약 185m(서울관광 안내).

시청역 12번 출구로 나오면 덕수궁길 쪽으로 바로 이어진다. 첫 편에서 대한문 앞으로 나왔던 2번 출구와는 반대편이다. 서울관광 안내로는 여기서 전망대까지 185m, 지도 경로 계산으로는 146m에 걸어서 2분 거리다. 어느 쪽이든 길을 건너지 않고 닿는 거리다. 지도에서 찾기

서소문청사는 서울시청의 별관이다. 정문은 관공서의 정문이라 특별할 것이 없다. 엘레나는 그 앞에서 잠깐 멈춘다. 지금까지 걸은 세 자리는 담과 미술관 마당, 길처럼 전부 「밖」이었다. 오늘 처음으로 건물 안으로 들어가는데, 그것도 관광지가 아니라 시청 별관이다.

덕수궁길 쪽에서 본 관공서 건물의 정문과 유리문. 편집 이미지.
덕수궁길에서 본 서울시청 서소문청사의 정문

전망대에 가려면 방문객 전용 승강기인 3호기를 타야 한다. 서울관광 안내가 그렇게 적어 두었다. 시청 별관이라 승강기는 여러 대이고, 방문객에게 정해진 것은 그 하나다. 엘레나는 번호를 확인하고 3호기 앞에 선다.

승강기 안에서 13이라는 숫자를 누른다. 세 편 동안 엘레나가 오른 높이는 정동길의 완만한 오르막이 전부였다. 오늘은 13층을 한 번에 오른다. 문이 닫히고 열리는 사이에 세 편의 길을 다 지나쳐 올라가는 셈이다.

관공서 1층의 승강기 문과 호출 버튼, 사람 없음. 편집 이미지.
청사 1층, 방문객 전용 승강기 앞

문이 열리면 전망대다. 안에 카페가 있고, 창 쪽으로 바 테이블이 길게 놓여 있다. 엘레나는 창으로 바로 가지 않고 먼저 벽을 보는데, 옛 사진들이 걸려 있기 때문이다.

카페 벽의 옛 사진 — 화면보다 먼저 있던 정동

정동전망대는 서울시청 서소문청사 13층에 있다. 전망대 안에 카페가 있어 덕수궁 일대를 내려다보며 음료를 마실 수 있고, 카페 벽에는 정동의 옛 모습을 담은 사진이 걸려 있다. 창가에 바 테이블이 있고, 맑은 날에는 광화문과 청와대까지 보인다(서울관광 안내, 2026년 4월).

카페 벽에는 정동의 옛 모습을 담은 사진이 걸려 있다. 어느 해의 사진인지, 어느 자리를 찍은 것인지는 사진마다 다르고, 이 글에서는 특정하지 않는다. 엘레나가 본 것은 사진의 내용보다 사진이 거기 걸려 있다는 사실이다. 정동은 화면에 나오기 훨씬 전부터 사진에 찍히던 동네였다. 지도에서 찾기

카페 벽에 나란히 걸린 흑백 사진 액자들, 내용은 흐리게. 편집 이미지.
카페 벽에 걸린 정동의 옛 사진 액자들

엘레나의 방식은 늘 「화면과 실제를 견주는 것」이었다. 돌담길 편에서는 담의 높이를, 미술관 편에서는 건물의 정면을, 정동길 편에서는 벽돌의 나이를 견주었다. 오늘은 견줄 것이 하나 더 생겼다. 화면보다 오래된 사진. 실제보다 오래된 정동.

사진 앞에 선 엘레나는 노트를 꺼내지 않는다. 적을 사실이 없어서가 아니라, 사진의 사실은 사진 옆의 설명이 맡고 있어서다. 대신 사진 속의 길이 지금 걸어온 길과 같은 길인지를 눈으로 찾는다. 담이 있고, 길이 있고, 건물이 있다. 어느 것이 어느 것인지는 창가에 가서 확인하기로 한다.

창가로 가기 전에 한 가지를 더 본다. 카페 메뉴인 커피와 에이드, 차를 둘러보지만, 엘레나는 오늘 주문하지 않는다. 창가 자리가 비어 있을 때 먼저 앉는 게 순서라고 생각해서다.

바 테이블은 창을 따라 놓여 있다. 창가 자리는 인기가 많아, 엘레나는 비어 있는 자리를 먼저 찾아 앉는다. 앞에는 유리, 유리 너머에는 덕수궁 일대.

큰 창을 따라 놓인 밝은 나무 바 카운터와 높은 의자, 유리 너머로 궁궐 지붕과 석조전, 빌딩과 산. 편집 이미지.
창을 따라 놓인 바 테이블과 유리 너머의 오후

창가에서 — 세 편의 길을 위에서 세어 보다

정동제일교회 앞에서 정동전망대(서울시청 서소문청사)까지 도보 약 340m, 4분

창밖은 덕수궁 일대다. 서울관광 안내는 여기서 덕수궁 일대를 한눈에 볼 수 있다고 적었고, 맑은 날에는 광화문과 청와대까지 보인다고 적었다. 오늘이 그런 날인지는 그날의 날씨가 정한다. 엘레나가 먼저 찾은 것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가까이 있는 것, 첫 편에서 걸었던 담이다. 지도에서 찾기

위에서 내려다본 궁궐 담의 선과 그 바깥의 보도, 가로수. 편집 이미지.
위에서 본 궁의 담과 그 바깥의 돌담길

위에서 보면 담은 선이다. 옆에서 걸을 때 담은 높이였다. 어깨보다 높은지, 눈보다 높은지를 재던 담이 위에서는 굵기 없는 선이 되어 궁을 둘러싼다. 그 선을 따라 첫 편의 길이 놓여 있다. 엘레나는 대한문 앞에서 시작해 미술관 앞 모퉁이까지 이어지는 그 선을 가만히 눈으로 따라간다.

두 번째 편의 미술관은 담의 끝에서 조금 위에 있다. 옆에서 볼 때는 언덕 위의 정면이었는데, 위에서는 지붕이다. 정면을 보러 갔던 건물을 지붕으로 알아보는 데 잠깐 시간이 걸린다. 엘레나는 창에 손가락을 대지 않고, 눈으로만 짚는다.

세 번째 편의 정동길은 미술관 뒤로 휘어 들어간다. 위에서 보면 길은 가로수의 띠다. 은행나무가 길 양쪽에 서 있어서, 길 자체보다 나무의 줄이 먼저 보인다. 붉은 벽돌 건물들은 그 띠 사이에 있다. 어느 것이 교회이고 어느 것이 극장인지는 위에서는 색과 크기로만 짐작한다. 짐작이라서, 여기서는 이름을 적지 않는다.

창가 바 카운터에 앉은 젊은 여성의 뒷모습, 밝은 베이지 재킷, 창밖에 궁궐과 석조전, 도심 빌딩. 편집 이미지.
창가 바 테이블에 앉아 밖을 내다보는 엘레나의 뒷모습

세 편을 다 짚고 나서 엘레나가 알게 된 것은 이것이다. 화면에서는 세 길이 따로따로였다. 담의 장면, 벽돌의 장면, 은행잎의 장면. 위에서 보면 세 길은 이어진 하나의 선이다. 걸을 때는 다음 편의 자리라고 불렀던 곳이, 위에서는 그냥 다음 모퉁이다.

노트를 편다. 적는 것은 사실이 아니라 순서다. 담, 지붕, 나무의 띠. 세 편의 제목을 위에서 본 모양으로 다시 쓰면 그렇게 된다.

위에서 본 가로수 띠 사이의 붉은 벽돌 지붕들. 편집 이미지.
가로수의 띠로 보이는 정동길과 그 사이의 붉은 벽돌 지붕

다시 아래로 — 오후 5시 반이 되기 전에

평일 13:30~17:30, 주말 09:00~17:30(마지막 입장 17:20). 주말이 아닌 공휴일은 쉰다. 방문객은 전용 승강기 3호기를 이용한다(서울관광 안내, 2026년 4월).

전망대는 평일 오후 5시 반에 닫는다. 주말은 아침 9시에 열어 같은 시간에 닫으며, 마지막 입장은 5시 20분까지다. 주말이 아닌 공휴일은 쉰다. 서울관광의 2026년 4월 안내 기준이다. 엘레나는 시계를 본다. 창가에 앉아 있던 시간이 생각보다 길다. 지도에서 찾기

일어나기 전에 한 번 더 창을 본다. 이번에는 길이 아니라 빛이다. 오후의 해가 서쪽으로 기울면서 담의 그림자가 길어진다. 첫 편에서 담 아래를 걸을 때 그늘이라고 느꼈던 것이, 위에서는 담이 만드는 선의 두께다.

오후 햇빛에 길어진 담과 가로수의 그림자가 보도와 길 위에 드리운 모습, 위에서 내려다봄. 편집 이미지.
오후의 해가 기울어 길어지는 담의 그림자

카페를 나와 3호기 앞에 선다. 올라올 때는 세 편을 한 번에 지나쳐 올라왔고, 내려갈 때는 반대다. 문이 열리면 1층, 청사 정문, 덕수궁길. 위에서 본 선 위에 다시 발이 놓인다.

정문을 나서면 방금까지 내려다보던 길이 눈높이로 돌아온다. 담은 다시 높이가 되고, 나무는 다시 그늘이 된다. 엘레나는 12번 출구 쪽으로 걸으면서 한 번 뒤를 돌아본다. 13층 창은 밖에서는 어느 창인지 알 수 없다.

흑백 사진 액자 벽 앞에 선 젊은 여성의 옆모습, 다크 체스트넛 웨이브 머리. 편집 이미지.
옛 사진 벽 앞에 선 엘레나의 옆모습

정동 시리즈는 여기서 한 자리를 더 남겨 둔다. 세 편 내내 밖에서만 보았던 궁의 안. 다음 편은 대한문을 지나 안으로 들어간다.

위에서 본 정동은 화면에 없던 장면이었다. 그리고 그 장면은 새로운 것을 보여 준 게 아니라, 걸어 본 세 길이 하나로 이어져 있다는 것을 보여 주었다. 담은 선이 되고, 정면은 지붕이 되고, 길은 나무의 띠가 되었다. 엘레나가 노트에 적은 것은 그 세 단어다.

화면은 장면을 따로따로 준다. 걷는 사람은 그것을 순서로 잇고, 위에서 보는 사람은 그 순서를 한 줄로 본다. 정동을 네 번 걸은 이유가 거기 있었다.

관공서 정문 앞 보도에서 뒤를 돌아보는 젊은 여성, 카멜색 재킷, 오후 빛. 편집 이미지.
청사 정문을 나서며 뒤를 돌아보는 엘레나

(※ 이 글의 사진은 AI로 제작한 연출 이미지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직접 가려면

시청역에서 전망대까지 올라갔다가 창가에서 시간을 보내고 내려오는 데 40분에서 1시간을 잡아 보세요. 창가 자리가 비는 시간은 그날에 따라 다르고, 도보 시간은 지도 경로 계산값입니다.

오늘의 이동 순서

순서를 보여 주는 개념도 · 축척·방위·실제 길 모양을 나타내지 않습니다.

  1. 시청역 → 서소문청사 — 1·2호선 시청역 12번 출구에서 덕수궁길 쪽으로 약 146m, 2분(서울관광 안내로는 185m). 서울시청 서소문청사 정문으로 들어갑니다. 지도에서 찾기
  2. 청사 1층 → 13층 전망대 — 방문객 전용 승강기 3호기를 탑니다(서울관광 안내). 번호를 먼저 확인하세요. 지도에서 찾기
  3. 카페 → 창가 바 테이블 — 벽의 옛 사진을 보고 창가 바 테이블에 앉습니다. 덕수궁 일대가 보이고, 맑은 날에는 광화문과 청와대까지 보인다는 것이 서울관광 안내의 문면입니다. 지도에서 찾기
  4. 전망대 → 정동제일교회 앞(3편) — 내려와서 3편의 길로 잇는다면 정동제일교회 앞까지 약 340m, 4분입니다. 반대로 3편 끝에서 오면 같은 거리입니다. 지도에서 찾기
방문 정보

가는 길

확인 2026.09.21

1·2호선 시청역 12번 출구에서 약 185m(서울관광 안내).

운영 시간·요금

확인 2026.09.21

평일 13:30~17:30, 주말 09:00~17:30(마지막 입장 17:20). 주말이 아닌 공휴일은 쉰다. 방문객은 전용 승강기 3호기를 이용한다(서울관광 안내, 2026년 4월).

알아 두면 좋은 이야기1

TMAP확인 2026.09.18

정동제일교회 앞에서 정동전망대(서울시청 서소문청사)까지 도보 약 340m, 4분

방문 전에 알아야 할 것
  • 평일 13:30~17:30, 주말 09:00~17:30(마지막 입장 17:20), 주말이 아닌 공휴일 휴무 — 서울관광 2026년 4월 안내 기준. 평일 오전에는 열지 않습니다.
  • 요금은 안내에 항목이 없어 적지 않았습니다. 카페 메뉴와 가격은 그날 확인하세요.
  • 창밖에 보이는 것은 날씨에 따라 다릅니다. 이 글은 서울관광 안내의 문면(덕수궁 일대·광화문·청와대)만 옮겼습니다.
  • 승강기가 있다는 것이 전 구간 무단차라는 뜻은 아닙니다. 휠체어·유모차는 청사 입구 상태를 그날 확인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