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OUL · SANGAM
말리의 여섯 번째 서울 출장, 해 질 녘 하늘공원에서 찾은 연말 화보의 바탕 색
월드컵공원 하늘공원 — 6호선 월드컵경기장역 1번 출구, 맹꽁이전기차(11월 09:00~19:00, 올라가는 막차 18:30) 또는 하늘계단으로 올라 억새밭과 사방의 서울을 보고, 21시 문 닫기 전에 내려오기
연말 화보의 바탕 색으로 노을빛과 마른 풀빛이 같이 있는 색을 찾아 오라는 숙제. 말리는 쓰레기 산 위에 풀밭이 생겼다는 언덕, 하늘공원에 오르기로 하고 먼저 문 닫는 시간부터 수첩에 적는다.

가는 길
말리의 여섯 번째 서울 출장은 11월 셋째 주에 잡혔습니다. 방콕의 뷰티 잡지에서 일하는 스물세 살 말리는 요즘 한 달에 두 번쯤 서울에 와요. 이번에 들고 온 숙제는 연말 화보에서 모델 뒤에 깔릴 바탕 색이었습니다. 편집장은 해 질 녘 하늘빛과 마른 풀빛이 한 장면에 같이 있는 색을 원했어요. 말리는 출장 메모장 「일로 볼 것」 칸 맨 위에 「바탕 — 노을, 넓은 풀밭」이라고 적었습니다.

수요일 미팅은 예정대로 오후 세 시 반쯤 끝났고, 저녁 약속은 없었습니다. 말리는 지난주 리나와 남산을 걸은 날을 떠올렸어요. 그날 모은 색 카드는 대부분 잎이 물든 숲의 색이라, 오늘 숙제에는 하늘이 넓게 열린 자리가 하나 더 필요했습니다. 지도를 넓혀 보던 말리의 손가락이 한강 가까이 솟은 언덕 하나에서 멈췄어요. 이름부터 하늘이 들어간 「하늘공원」이었습니다.
오늘 갈 곳은 서울 마포구 월드컵공원 안에 있는 하늘공원입니다. 월드컵공원 가운데 하늘과 가장 가까운 자리에 있는 넓은 풀밭 공원이에요. 6호선 월드컵경기장역 1번 출구로 나가 난지천공원 주차장에서 맹꽁이전기차를 타고 언덕 정상까지 오릅니다. 정상에서는 억새밭과 네 방향의 서울 풍경을 보고, 공원이 문을 닫기 전에 내려와요. 해 질 녘에 맞춰 둘러보는 순서를 말리의 발걸음을 따라 차례로 담아 보았어요.
말리의 마음을 끈 건 공원 안내에 적힌 한 문장이었습니다. 하늘공원은 난지도 제2매립지 위에 들어선 초지공원이라고 했어요. 매립지는 쓰레기를 땅에 묻은 곳이고, 초지는 풀이 넓게 자라는 땅을 말합니다. 쓰레기 산 위에 풀밭이 생겼다는 이야기를 읽자마자 말리는 색부터 떠올렸어요. 아무것도 없던 땅에 색이 처음 생긴 자리라면, 바탕 색을 찾으러 가기에 이만한 곳이 없겠다고 생각했습니다.
The Cue
하늘공원은 서울 마포구 월드컵공원 안, 난지도 제2매립지 위에 만든 풀밭 공원입니다. 11월에는 06:00에 열고 21:00에 닫고, 밤에는 생물 보호를 위해 들어갈 수 없어요. 가장 쉬운 길은 6호선 월드컵경기장역 1번 출구로 나가 난지천공원 주차장에서 맹꽁이전기차(유료)를 타는 방법입니다. 전기차는 10~11월 09:00~19:00에 다니고, 올라가는 막차는 운행 끝나기 30분 전이라 18:30이에요. 해 질 녘에 간다면 올라가는 막차와 내려오는 시간을 먼저 정해 두세요.
- 역·출구: 6호선 월드컵경기장역 1번 출구.
- 전기차 타는 곳: 난지천공원 주차장(마포구 상암동 1538-24). 1노선이 난지천공원과 하늘공원 정상을 오가요.
- 공원 시간(11월): 06:00~21:00. 밤에는 출입할 수 없어요.
- 전기차 시간(10~11월): 09:00~19:00. 올라가는 막차는 끝나기 30분 전, 18:30.
- 전기차 요금(1노선): 일반 편도 2,000원·왕복 3,000원. 어린이(만 4~12세)·만 65세 이상·장애인 편도 1,500원·왕복 2,200원. 48개월 이하는 무료예요.
- 걸어서 오르기: 하늘계단이 동쪽과 서쪽 두 곳에 있어요.
- 꼭 볼 것: X자로 나뉜 억새밭과 풀밭 · 북한산·남산·한강·행주산성이 보이는 사방의 풍경 · 하늘전망대와 메타세콰이어길.
- 지킬 것: 음식물은 가져가지 않아요(야생동물 보호). 쓰레기는 되가져가고, 반려동물은 되도록 데려가지 않아요.
- 전기차 문의: 맹꽁이 전기차 관리실 010-6702-5460.
해 질 녘에 가려면 몇 시까지 있을 수 있나요 — 11월은 21시에 닫아요
11월의 하늘공원은 아침 6시에 열고 밤 9시에 닫습니다. 문을 닫은 뒤 밤에는 공원 안으로 들어갈 수 없어요. 그래서 말리는 하늘공원 풍경 사진을 찾아보기 전에 시간표부터 열었습니다. 리나에게 배운 「마감 보기」는 원래 옷의 솔기와 단추 자리를 먼저 보는 법이었어요. 오늘은 그 말을 조금 바꿔서, 공원이 언제 닫는지부터 보는 데 써 보기로 했습니다.
하늘공원이 밤에 문을 닫는 데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습니다. 월드컵공원은 쓰레기 섬을 생태공원으로 되살린 곳이라, 밤에는 생물 종을 보호하려고 출입을 막아요. 개방 시간이 아닐 때는 들어갈 수 없다고 따로 적혀 있을 만큼 지키는 규칙입니다. 밤에 문을 여는 건 가을 억새축제 기간뿐인데, 올해 축제는 10월에 이미 끝났어요. 그러니 11월에 가는 사람은 21시를 마지막 시간으로 생각하면 됩니다.
하늘공원이 여는 시간은 계절에 따라 조금씩 다릅니다. 1월부터 3월까지는 06:00~21:00이에요. 4월부터 9월까지는 06:00~22:00으로, 한 시간 늦게 닫습니다. 10월부터 12월까지는 다시 06:00~21:00이라, 여름에만 한 시간 더 열려 있다고 기억해 두면 쉬워요. 말리는 메모장 아래쪽에 「21:00 — 문」이라고 첫 줄을 적었습니다.
그런데 해 질 녘에 가는 사람에게는 더 중요한 시간이 따로 있었어요. 언덕 아래에서 정상까지 사람을 실어 나르는 맹꽁이전기차의 운행 시간입니다. 가을인 10월과 11월에 전기차는 아침 09:00부터 저녁 19:00까지 다녀요. 올라가는 막차는 운행이 끝나기 30분 전으로 정해져 있습니다. 그러니 11월에 정상으로 올라가는 마지막 차는 18시 30분이에요.
말리는 메모장에 두 줄을 더 적었습니다. 「18:30 — 올라가는 막차」와 「19:00 — 전기차 끝」이었어요. 해 지는 시각은 날마다 조금씩 바뀌어서, 그날 휴대폰 날씨 앱에서 따로 찾아 옆에 적었습니다. 해가 지는 시각과 19시 사이에 정상에서 얼마나 머물 수 있는지도 손가락으로 세어 봤어요. 숫자 몇 개를 나란히 적고 나니 오늘 오후의 순서가 한눈에 정리됐습니다.
몇 번 출구로 나가나요 — 6호선 월드컵경기장역 1번 출구
하늘공원에 가려면 6호선 월드컵경기장역 1번 출구로 나가면 됩니다. 월드컵공원 리플릿의 교통안내에도 지하철은 이 출구 하나만 적혀 있어요. 미팅 장소에서 지하철을 탄 말리가 이 역에 내린 건 오후 네 시쯤이었습니다. 역 이름처럼 이 근처에는 월드컵경기장이 있어요. 말리는 개찰구를 나서기 전에 휴대폰 지도에 다음 목적지를 먼저 찍었습니다.
그 목적지는 하늘공원이 아니라 「난지천공원 주차장」이었어요. 맹꽁이전기차를 타는 곳이 바로 이 주차장이기 때문입니다. 주차장 주소는 마포구 상암동 1538-24예요. 지도에 하늘공원 이름만 찍으면 언덕 정상을 가리키니, 전기차를 탈 사람은 주차장 이름을 따로 찍어 두는 편이 헷갈리지 않아요. 말리는 지도에 핀 두 개를 나란히 꽂아 두고 나서야 출구 쪽으로 걸음을 옮겼습니다.

월드컵공원은 찾아올 때 대중교통을 쓰라고 안내합니다. 공원 일반사항에도 “대중교통을 이용해 주세요”라는 줄이 따로 있어요. 말리처럼 지하철로 와서 주차장까지 걸어가는 방법이 가장 단순합니다. 주차장에 가까워질수록 길가에 나무가 많아지고 하늘도 조금씩 넓어졌어요. 말리는 걸으면서 카드 한 장을 하늘에 대 봤는데, 아직 해가 높아서인지 흰빛이 많이 섞여 있었습니다.
맹꽁이전기차로 오를까, 하늘계단으로 오를까 — 시간·요금·고르는 법
해 질 녘에 맞춰 간다면 전기차로 오르는 쪽이 시간을 아낍니다. 시간이 넉넉하고 다리에 자신이 있다면 하늘계단으로 걸어 올라도 돼요. 「맹꽁이」는 한국에 사는 작고 동그란 개구리의 이름입니다. 맹꽁이전기차는 그 이름을 붙인 유료 전기차로, 1노선이 난지천공원과 하늘공원 정상 사이를 오가요. 말리는 작은 개구리 이름을 단 차가 언덕을 오른다는 말에 벌써 웃음이 났습니다.
요금은 편도로 타는지 왕복으로 타는지에 따라 다릅니다. 일반 요금은 편도 2,000원, 왕복 3,000원이에요. 만 4세부터 12세까지 어린이는 편도 1,500원, 왕복 2,200원입니다. 만 65세 이상 어르신과 장애인도 어린이와 같은 요금이고, 48개월 이하 아이는 무료로 탈 수 있어요. 30명이 넘는 단체는 편도 800원, 왕복 1,500원입니다.
차는 수시로, 또는 10~20분 간격으로 다닙니다. 1노선의 운행 거리는 왕복 3.8km예요. 말리는 편도와 왕복 사이에서 잠깐 고민하다가 왕복으로 정했습니다. 해가 진 뒤 어두워진 계단을 혼자 내려오기보다, 내려올 때도 차를 타는 쪽이 마음이 편했거든요. 혹시 마음이 바뀌더라도 괜찮아요. 왕복 표를 샀다가 내려오는 차를 안 타더라도 그날 안에는 차액을 돌려받을 수 있거든요.
전기차 말고 걸어서 오르는 길도 있습니다. 하늘계단은 언덕의 동쪽과 서쪽, 두 곳에 있어요. 리플릿 그림에도 「동측 하늘계단」과 「서측 하늘계단」이 따로 번호를 달고 표시돼 있습니다. 계단으로 내려올 생각이라면 21시 전에 공원을 다 빠져나올 수 있게 시간을 넉넉히 두세요. 말리는 다음에 낮에 오면 계단으로 올라 보기로 하고, 두 이름을 메모장 귀퉁이에 적어 두었습니다.

정류장에 들어온 전기차는 옆이 트인 빨간 차였습니다. 말리는 자리에 앉자마자 차체의 빨강에 카드를 대 보고 「맹꽁이 빨강」이라는 이름을 붙였어요. 화보에 쓸 색은 아니었지만, 오늘의 첫 카드로는 꽤 마음에 들었습니다. 오르막을 따라 버드나무가 지나가고, 길이 굽을 때마다 아래쪽 풍경이 조금씩 넓어졌어요. 말리는 휴대폰을 꺼내는 대신 높이가 바뀌는 모습을 눈으로 따라갔습니다.
정상에 오르면 먼저 볼 것 — X자로 나뉜 억새밭과 풀밭
정상에 내리면 가장 먼저 넓은 풀밭이 눈에 들어옵니다. 하늘공원의 초지, 그러니까 풀밭은 109,567㎡나 돼요. 말리는 차에서 내려 풀밭 쪽으로 몇 걸음 걷다가 그대로 멈춰 섰습니다. 앞도 옆도 바람에 기운 풀이고, 그 위는 가릴 것 없이 전부 하늘이었어요. 여기서라면 바탕 색을 고를 때 하늘과 풀 말고는 아무것도 끼어들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풀밭에는 위에서 보면 드러나는 무늬가 있습니다. 빗물이 잘 빠지도록 만든 능선이 풀밭을 X자로 나누고 있어요. 그렇게 생긴 네 구역 가운데 남쪽과 북쪽에는 키 큰 풀을, 동쪽과 서쪽에는 키 작은 풀을 심었습니다. 그래서 길을 따라 걷다 보면 어느 순간 풀의 키가 확 달라지는 게 보여요. 말리는 그 경계에 서서 양쪽 풀을 번갈아 보며, 같은 언덕 위에 바탕이 두 가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키 큰 풀밭의 북쪽에는 억새와 띠를 심었습니다. 바람에 흔들리는 억새 속에서 자연을 느끼라는 뜻이에요. 키 작은 풀밭에는 엉겅퀴, 제비꽃, 씀바귀 같은 자생종과 토끼풀 같은 귀화종을 함께 심었습니다. 자생종은 원래 한국에 자라던 풀이고, 귀화종은 다른 나라에서 들어와 자리 잡은 풀을 말해요. 이름을 하나씩 읽다 보니, 말리는 이 풀밭이 일부러 고르고 섞어 만든 팔레트처럼 느껴졌습니다.
이 풀밭은 봄에는 하얀 띠꽃이 바람에 흔들리고, 가을에는 은빛 억새꽃이 장관을 이룹니다. 그리고 그 너머로 북한산과 남산, 한강 같은 서울 풍경이 한눈에 들어와요. 말리는 키 큰 풀밭 앞에서 카드 세 장을 차례로 대 봤습니다. 은색과 회색 사이의 카드에는 「억새 은회」라는 이름을 붙였어요. 조금 더 노란 카드에는 「띠풀 밀빛」이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풀밭 바깥쪽 가장자리로 가면 분위기가 조금 달라집니다. 공원 바깥쪽은 식물이 자라는 층을 풀밭보다 1~1.5m 높였어요. 그리고 참나무처럼 키 큰 나무를 많이 심어서 그늘에서 쉬어 갈 수 있게 했습니다. 말리는 풀밭 한가운데의 빛과 가장자리 그늘의 빛을 같은 카드로 비교해 봤어요. 같은 카드가 그늘에서는 한 톤 가라앉아 보여서, 바탕 색은 풀밭 한가운데에서 고르기로 했습니다.
정상에서 무엇이 보이나요 — 북쪽 북한산, 동쪽 남산, 남쪽 한강, 서쪽 행주산성
하늘공원 정상에서는 동서남북 네 방향으로 서울이 넓게 보입니다. 북쪽으로는 북한산, 동쪽으로는 남산과 63빌딩이 보여요. 남쪽으로는 한강이, 서쪽으로는 행주산성이 보입니다. 방향마다 풍경이 전혀 달라서, 풀밭 길을 따라 한 바퀴 천천히 돌아보기만 해도 시간이 금방 가요. 처음 간다면 한 방향만 보지 말고, 몸을 돌려 네 방향을 한 번씩 먼저 둘러보세요.
이렇게 탁 트인 풍경을 살리려고, 공원은 언덕의 비탈진 곳에 전망대를 만들었습니다. 하늘공원에는 전망대가 모두 20곳 있어요. 사람들이 쉬어 가며 머물 수 있는 편의시설도 함께 두었습니다. 말리는 풀밭 길을 따라 걷다가 전망대가 나올 때마다 잠깐씩 멈춰 서서 방향을 바꿔 봤어요. 같은 시각인데도 방향마다 하늘 색이 조금씩 달라서, 카드가 자꾸 손에서 바뀌었습니다.
말리가 가장 오래 선 곳은 동쪽이 보이는 자리였어요. 그쪽 멀리 남산이 작게 보였거든요. 지난주 리나와 반나절 동안 걸은 산이 여기서는 손바닥만 하게 보였습니다. 말리는 남산 쪽 하늘에 카드를 대 보고 「남산 쪽 푸른 회색」이라는 이름을 붙였어요. 그날 남산 위에서 고른 색과 오늘 멀리서 본 남산의 색이 꽤 달라서, 혼자 작게 웃었습니다.

남쪽으로 몸을 돌리면 언덕 아래로 한강이 넓게 보입니다. 서쪽은 행주산성이 있는 쪽이에요. 말리는 해가 기우는 서쪽을 오늘의 마지막 자리로 정해 두었습니다. 날씨 앱에서 본 해 지는 시각까지는 아직 시간이 조금 남아 있었어요. 그사이에 말리는 풀밭 길가에 서서, 지금 발을 딛고 있는 땅의 이야기를 먼저 읽어 보기로 했습니다.
발밑에는 무엇이 있나요 — 난지도 쓰레기 매립지가 하늘공원이 되기까지
지금 걷고 있는 하늘공원은 쓰레기를 묻은 땅 위에 만든 공원입니다. 지금의 월드컵공원 자리는 원래 한강 가에 있던 섬, 난지도였어요. 난지도는 난초와 지초가 많던 섬이라는 뜻의 이름입니다. 온갖 꽃이 피고 수많은 철새가 찾아오던, 생물이 아주 많은 곳이었어요. 말리는 섬 이름 하나에 꽃이 두 가지나 들어 있다는 게 재미있어서 메모장에 이름을 옮겨 적었습니다.
이 섬은 1978년부터 15년 동안 서울의 쓰레기 매립지로 쓰였습니다. 1천만 서울 시민이 버린 쓰레기가 이곳에 묻혔어요. 그 양은 8.5t 트럭 1,300만 대 분량이었습니다. 꽃섬은 거대한 쓰레기 산으로 바뀌었고, 파리와 먼지와 악취가 많아 「삼다도」라고도 불렸어요. 「삼다」는 세 가지가 많다는 뜻인데, 그 세 가지가 바로 파리와 먼지와 악취였습니다.
쓰레기 매립은 1993년 3월에 끝났습니다. 1996년부터 2002년까지는 땅을 안정시키는 공사를 했어요. 공사는 크게 네 가지로 나뉘어 이뤄졌습니다. 더러운 물과 땅속 가스를 처리하는 일, 그리고 위를 흙으로 덮고 비탈을 다지는 일이에요. 그리고 2002년 5월 1일, 쓰레기 산이던 이 자리에 월드컵공원이 문을 열었습니다.
쓰레기 위의 흙은 한 겹이 아니라 몇 겹으로 나눠 덮었습니다. 먼저 쓰레기 위에 흙을 50cm 두께로 덮었어요. 그 위에 물이 스며들지 않게 막는 차수막을 깔고, 다시 흙을 1m 넘게 덮어 식물이 자랄 수 있게 했습니다. 말리는 이 순서를 읽다가 화장할 때 바탕을 몇 겹으로 까는 순서를 떠올렸어요. 지금 발밑의 풀은 그렇게 몇 겹을 쌓은 바탕 위에 올린 색인 셈이었습니다.
쓰레기가 묻힌 땅속에서 나오는 가스도 버리지 않고 씁니다. 하늘공원과 노을공원의 위쪽과 비탈에는 120m 간격으로 가스를 뽑아내는 관이 106개 있어요. 이 가스를 보일러 연료로 써서 난방열을 만듭니다. 그렇게 만든 열은 근처 아파트와 월드컵경기장 같은 건물로 보내져요. 말리는 역에서 지나온 경기장을 떠올리고, 발밑의 땅과 그 건물이 이어져 있다는 게 신기했습니다.

하늘공원이 들어선 제2매립지는 넓이가 19만㎡입니다. 한강 상류 쪽에 있는 이 땅은 난지도 안에서도 흙이 가장 거친 곳이었어요. 이곳은 자연이 저절로 바뀌어 온 땅이라기보다, 매립지를 안정시키는 공사로 생긴 인공적인 땅입니다. 그래서 거친 땅에서 자연이 어떻게 시작되는지 보여 줄 수 있는 곳이에요. 말리는 메모장에 「빈 땅 → 첫 색」이라고 짧게 적었습니다.
공원은 흙을 덮은 이 땅에 생물도 다시 불러들였습니다. 2000년부터 하늘공원을 중심으로 노랑나비와 호랑나비 같은 나비를 3만 마리 넘게 풀어 놓았어요. 밤에 문을 닫는 것도 이렇게 다시 찾아온 생물을 지키기 위해서입니다. 말리는 아까 메모장에 적은 21시라는 숫자가 이제 조금 다르게 보였어요. 문 닫는 시간은 이 언덕이 쉬는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정상에서 더 둘러볼 곳 — 하늘전망대·하늘을 담는 그릇·메타세콰이어길
풀밭 말고도 하늘공원 안내도가 꼽는 대표 명소는 네 곳입니다. 억새밭, 하늘전망대, 산-하늘문, 메타세콰이어길이에요. 리플릿은 여기에 「하늘을 담는 그릇」을 더해 소개합니다. 해가 지기 전에 시간이 남는다면 풀밭만 보지 말고 이 이름들을 따라 걸어 보세요. 말리는 다섯 이름을 메모장에 옮겨 적고, 해 질 녘까지 둘러볼 순서를 정했습니다.
리플릿 그림에는 더 작은 자리들도 번호를 달고 나와 있어요. 풍력발전기, 억새그네와 하트계단, 소원바위, 귀화식물원이 있고, 정상에는 탐방객안내소도 있습니다. 하늘공원의 풍력발전기는 모두 다섯 곳이에요. 말리는 멀리 보이는 흰 날개에 카드를 대 보고 「날개 흰빛」이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화보 바탕으로 쓰기에는 너무 밝았지만, 노을 앞에 두면 대비가 되는 색으로 따로 챙겨 두었어요.

정상의 탐방객안내소에는 아기를 돌볼 수 있는 수유실이 있고, 수유실은 09:00~18:00에 엽니다. 안내소에서는 엽서도 받을 수 있는데, 이 엽서에는 조금 특별한 쓰임이 있어요. 그 엽서는 하늘공원의 「느린 우체통」에 넣는 엽서입니다. 느린 우체통은 1년에 두 번 엽서를 거두어, 설날과 추석 즈음에 배달해 줍니다. 공원에 왔던 날의 추억을 1년쯤 지나 다시 떠올려 보라는 뜻으로 만든 우체통이에요.
느린 우체통은 하늘공원과 노을공원, 경의선숲길공원에 있습니다. 말리는 경의선숲길이라는 이름에서 잠깐 눈을 멈췄어요. 두 번째 출장 때 리나와 처음 함께 걸은 길이었거든요. 엽서를 누구에게 어디로 보낼지 마음을 정하지 못해서, 말리는 이번에는 우체통 이름만 메모장에 적었습니다. 다음에 낮에 와서 계단으로 오르는 날, 그때 엽서도 쓰기로 했어요.
넓은 풀밭이라 마음이 풀어지지만, 정상에서 지킬 것도 몇 가지 있습니다. 야생동물을 보호하려고 음식물은 가져갈 수 없고, 쓰레기는 되가져가야 해요. 반려동물은 생태계를 지키고 다른 사람이 불편하지 않도록 되도록 데려오지 말아 달라고 안내합니다. 그래서 말리는 아침에 호텔에서 챙겨 둔 과자를 일부러 방에 두고 나왔어요. 정상에는 화장실이 5곳, 물을 마실 수 있는 음수전이 4곳 있습니다.
해가 기울 때는 어디에 설까요 — 서쪽 하늘과 리나에게 보낸 사진
해 질 녘에는 풀밭 가장자리에 서서 해가 기우는 서쪽을 바라보세요. 서쪽은 행주산성이 보이는 쪽이에요. 말리는 해가 낮아지기 시작할 무렵, 메타세콰이어길을 돌아 나와 서쪽 풀밭 가장자리로 돌아왔습니다. 메모장의 시간표대로라면 오늘 하루 가운데 가장 오래 머물 자리였어요. 말리는 카드 묶음을 손바닥 위에 부채처럼 펼쳐 들고 하늘이 바뀌기를 기다렸습니다.

해가 내려가는 동안 하늘은 몇 분마다 다른 색이 됐습니다. 처음에는 노란빛이 많았고, 조금 지나자 살구빛과 분홍빛이 섞여 들었어요. 말리는 이촌노을길에서 만든 「노을 살구」 카드를 꺼내 지금의 하늘 옆에 대 봤습니다. 지난번 강물 위에서 본 노을보다 오늘 풀밭 위의 노을이 조금 더 마르고 따뜻한 빛이었어요. 말리는 새 카드에 「하늘공원 살구」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그다음 말리는 카드 두 장을 겹쳐 들었습니다. 위에는 하늘공원 살구, 아래에는 억새 은회였어요. 노을빛과 마른 풀빛이 한 장면에 같이 있었고, 편집장이 말한 바탕이 바로 이런 조합이었습니다. 말리는 두 카드를 메모장 사이에 나란히 끼우고, 오늘 숙제의 답이라는 표시로 귀퉁이를 살짝 접었어요. 지난주 남산에서는 리나와 반씩 나눠 고른 색이었다면, 오늘은 혼자 고른 바탕이었습니다.

색을 다 고른 뒤, 말리는 동쪽으로 몸을 돌려 남산 쪽 하늘을 한 장 찍었습니다. 그리고 리나에게 사진과 함께 짧은 메시지를 보냈어요. “지난주에 우리가 걸은 남산이 여기서는 이만큼 작아요.” 말리는 답장을 기다리지 않고 휴대폰을 곧장 가방에 넣었습니다. 해가 완전히 지는 몇 분 동안만큼은 화면이 아니라 하늘에서 눈을 떼고 싶지 않았거든요.
문 닫기 전에 내려오기 — 전기차는 19시까지, 공원은 21시까지
내려올 때는 전기차 운행이 끝나는 19시 전에 차를 타세요. 공원은 21시에 닫지만, 전기차는 그보다 두 시간 먼저 운행을 마칩니다. 말리는 해가 진 뒤 하늘이 짙은 파랑으로 바뀌는 것까지 보고 나서 정류장으로 걸었어요. 메모장에 적어 둔 「19:00 — 전기차 끝」 덕분에 서두를 필요가 없었습니다. 리나의 마감 보기는 오늘도 제 몫을 톡톡히 했어요.
노을을 끝까지 보고 계단으로 걸어 내려오고 싶은 사람도 있을 거예요. 그럴 때는 21시 전에 공원을 다 빠져나갈 수 있게 시간을 넉넉히 두세요. 왕복 요금을 냈는데 내려오는 차를 타지 않았다면, 편도 요금을 뺀 차액을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편도 표는 타지 않으면 요금을 모두 돌려받아요. 다만 어느 쪽이든 환불은 표를 산 그날에만 되니, 다음 날로 미루지 마세요.

호텔에 돌아온 말리는 메모장의 「일로 볼 것」 칸을 다시 펼쳤습니다. 맨 위 「바탕 — 노을, 넓은 풀밭」 옆에 동그라미를 하나 그렸어요. 그 아래에는 오늘 고른 두 카드, 하늘공원 살구와 억새 은회를 나란히 적었습니다. 맨 아래에는 오후에 적은 시간 세 줄, 18:30과 19:00과 21:00이 그대로 남아 있었어요. 다음에 이 언덕에 올 때는 그 세 줄 위에 계단 이름 두 개가 먼저 적힐 것 같았습니다.
Common Mistakes — 자주 하는 실수
해가 진 뒤에 올라가려고 하기
11월 하늘공원은 21:00에 닫고, 밤에는 생물 보호로 출입할 수 없어요. 밤에 여는 건 가을 억새축제 기간뿐이에요.
전기차 막차를 19시로 알기
10~11월 전기차는 19:00에 운행을 마치고, 올라가는 막차는 그 30분 전인 18:30이에요.
지도에 하늘공원만 찍기
전기차는 난지천공원 주차장에서 타요. 주차장 이름을 따로 찍어 두세요.
간식을 챙겨 가기
야생동물 보호를 위해 음식물은 가져갈 수 없어요. 쓰레기는 되가져가요.
왕복 표를 사고 계단으로 내려와 그냥 가기
내려오는 차를 안 탔다면 그날 안에 편도 요금을 뺀 차액을 돌려받을 수 있어요.
FAQ — 자주 묻는 질문
어느 역 몇 번 출구로 가요?
6호선 월드컵경기장역 1번 출구예요. 전기차를 타려면 난지천공원 주차장(마포구 상암동 1538-24)으로 가요.
11월에는 몇 시에 열고 닫아요?
06:00에 열고 21:00에 닫아요. 4~9월은 22:00까지, 1~3월과 10~12월은 21:00까지예요.
맹꽁이전기차 요금은 얼마예요?
1노선 일반 편도 2,000원·왕복 3,000원이에요. 어린이(만 4~12세)·만 65세 이상·장애인은 편도 1,500원·왕복 2,200원, 48개월 이하는 무료예요.
전기차는 언제까지 다녀요?
10~11월은 09:00~19:00이고, 올라가는 막차는 18:30이에요. 12~2월은 10:00~18:00, 3~9월은 08:00~20:00이에요.
걸어서 올라갈 수 있어요?
네. 동쪽과 서쪽에 하늘계단이 있어요.
강아지를 데려가도 돼요?
공원은 반려동물 출입을 자제해 달라고 안내해요. 전기차는 체고 40cm 미만의 소·중형견을 안고 탈 수 있고, 대형견·맹견은 탈 수 없어요.
정상에서 무엇이 보여요?
북쪽으로 북한산, 동쪽으로 남산과 63빌딩, 남쪽으로 한강, 서쪽으로 행주산성이 보여요.
Recap — 출발 전 30초
- 6호선 월드컵경기장역 1번 출구 → 난지천공원 주차장 → 맹꽁이전기차 1노선 → 하늘공원 정상(또는 동·서 하늘계단)
- 11월 공원 06:00~21:00, 밤에는 출입 불가
- 전기차 10~11월 09:00~19:00, 올라가는 막차 18:30 · 일반 편도 2,000원·왕복 3,000원
- 정상에서: X자로 나뉜 억새밭과 풀밭, 사방의 서울(북한산·남산·한강·행주산성), 하늘전망대·메타세콰이어길
- 음식물은 두고 가고, 쓰레기는 되가져오기
참고 자료
- 서울시 정원도시 서울 — 월드컵공원하늘공원은 난지도 제2매립지(19만㎡) 위 초지공원 · 난지도 이름과 1978년부터 15년 매립·1993년 3월 매립 종료·1996~2002년 안정화 공사·2002년 5월 1일 개원 · 흙 50cm·차수막·흙 1m 이상 · 매립가스 포집정 106공과 난방 · X자 네 지구의 키 큰 풀·낮은 풀과 심은 풀 · 사방 조망(북한산·남산과 63빌딩·한강·행주산성) · 전망대 20곳·초지 109,567㎡·풍력발전기·화장실·음수전 · 나비 방사 · 11월 06:00~21:00과 월별 시간·야간 출입 통제 이유·축제 기간 밤 개방 · 맹꽁이전기차 1노선 시간·상행 막차·요금·환불·배차·운행 거리·관리실 전화 · 난지천공원 주차장 주소 · 탐방객안내소 수유실·엽서와 느린 우체통 · 음식물·쓰레기·반려동물 안내 · 대표 명소확인 2026-10-28
- 월드컵공원 리플릿 — 공원안내지도지하철 6호선 월드컵경기장역 1번 출구 · 하늘공원 범례(동측·서측 하늘계단, 메타세콰이어길, 풍력발전기, 억새그네·하트계단, 하늘전망대, 소원바위, 귀화식물원, 탐방객안내소) · 하늘을 담는 그릇확인 2026-10-28
- 서울시 환경 — 제25회 서울억새축제2026년 축제는 10월에 열리고 끝남확인 2026-10-28
- 서울시 2023 서울정원박람회 — 오시는 길지하철 6호선 월드컵경기장역 1번 출구확인 2026-10-28
AI 캐릭터와 함께 걷는 서울 이야기예요. 장소 정보는 공개 자료로 확인했고, 사진은 AI로 만든 연출 이미지예요. AI 활용 안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