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OUL · MANGWON

공연 날 낮, 히나와 노아가 한 달 만에 다시 만난 망원한강공원

망원역에서 나들목까지 걷는 길, 그늘막 허용 구역과 22시까지의 가을 시간, 돗자리 하나로 보낸 오후

지난달 대사관 앞에서 「다음 달」을 약속한 두 사람. 노아는 망원역에서 강가까지 걸어온 길을 수첩에 그려 왔고, 히나는 저녁 공연 전까지 강가에서 오후를 보내기로 했다.

밝은 가을 오후 강변 잔디밭의 돗자리에 앉아 웃는 히나와 노아, 노아가 펼쳐 든 수첩의 선을 가리키는 히나와 뒤로 보이는 강과 건너편 강변, 먼 다리와 작은 사람들. 편집 이미지.

토요일 낮 열두 시, 히나는 숙소를 나서기 전에 가방 지퍼 주머니를 열어 여권과 공연 티켓이 든 휴대폰을 확인했습니다. 저녁 일곱 시에는 공연장에 있어야 했지만, 그 전까지는 시간이 있었어요. 지난달 대사관 앞에서 헤어질 때 노아와 했던 약속이 있었거든요. 다음 달에 서울에 오면 다시 만나자는 것, 그리고 이번에는 히나가 공연장 가는 길을 알려 주겠다는 것.

낮 햇빛이 들어오는 숙소 문 앞에서 가방 지퍼 주머니 안을 확인하며 웃는 히나의 손과 가방. 편집 이미지.
공연 날 낮, 숙소를 나서기 전 가방을 확인하는 히나.

만날 곳은 노아가 정했습니다. 어젯밤 노아가 보낸 지도 사진에는 망원한강공원 쪽에 동그라미가 하나, 그 옆에 「나들목」이라는 세 글자가 적혀 있었어요. 히나는 그 단어를 찾아보고 나서야 뜻을 알았습니다. 도심 쪽에서 강변 둔치로 들어가는 통로를 서울에서는 나들목이라고 부르더라고요. 노아는 그 통로 앞에서 만나자고 했고, 히나는 어젯밤 걷고싶은거리에서 정리한 버스킹 존 지도를 휴대폰에 띄워 둔 채 숙소를 나섰어요.

노아는 한 시간 먼저 와 있었습니다. 캐나다에서 온 노아는 서울의 길을 걸으며 그림으로 남기는 사람이라, 처음 가는 길은 늘 걸어서 가 보는 편이에요. 이번에도 망원역에서 한강까지 걸어오며 수첩에 길을 그렸다고 했습니다. 지난달 안국역 6번 출구에서 대사관까지 길을 미리 걸어 두었던 것처럼요.

히나는 버스 안에서 지난달 일을 떠올렸습니다. 여권을 잃어버린 토요일 밤, 다음 날 지구대에서 접수증의 이름 철자를 함께 확인해 준 사람이 노아였어요. 그 뒤로 둘은 서로의 서울을 사진으로 주고받았습니다. 노아는 길을 그린 수첩 한 장을, 히나는 공연장 앞의 긴 줄 사진을 보냈어요. 한 달 동안 메시지는 꽤 쌓였지만, 다시 얼굴을 보는 건 오늘이 처음이었습니다. 히나는 조금 긴장한 자신이 우스웠어요.

이 글은 그 토요일 오후의 이야기이자, 망원한강공원에 처음 가는 사람을 위한 안내입니다. 망원역에서 어떻게 가는지, 공원에서 그늘막은 어디에 언제까지 칠 수 있는지, 쓰레기와 취사·금연 규칙은 무엇인지, 공원 안에 어떤 시설이 있는지를 두 사람을 따라 짚어 볼게요.

The Cue

망원한강공원은 원효대교와 성산대교 사이 강변북단, 마포구 쪽에 있는 한강공원입니다. 대중교통으로는 6호선 망원역 1번 출구(또는 2·6호선 합정역 1번 출구)에서 마포09·마포16번 버스를 타고 「망원한강공원」 정류장에서 내리면 되고, 걸어서 가면 망원역 1번 출구에서 약 1.5km, 22분쯤 걸려요. 둔치는 잔디밭과 산책로로 이어지고, 그늘막은 성산대교 북단 아래와 서울함공원 옆 녹지 두 곳에서만 칠 수 있습니다. 2026년에는 9월 1일부터 11월 30일까지 오전 9시부터 밤 10시까지 그늘막을 쓸 수 있고, 돗자리는 기간과 장소에 상관없이 늘 쓸 수 있어요. 취사는 안 되고 금연이며, 쓰레기는 되가져가야 합니다. 두고 가면 과태료 10만 원이에요.

시작하기 전에
  • 어디: 서울 마포구 마포나루길 467(망원동 205-4). 원효대교와 성산대교 사이 강변북단.
  • 대중교통: 망원역 1번 출구 또는 합정역 1번 출구 → 마포09·마포16번 버스 → 「망원한강공원」 하차. 걸으면 망원역 1번 출구에서 약 1.5km·22분. 한강버스 망원선착장에서 내려도 공원으로 이어져요.
  • 그늘막: 성산대교 북단 하부·서울함공원 옆 녹지 두 곳만. 2026-09-01~11-30은 09:00~22:00, 2m×2m 내외(4인용). 기간 밖에는 그늘막 텐트 불가, 돗자리는 늘 가능.
  • 규칙: 취사 금지 · 금연 · 반려동물 목줄 · 쓰레기 되가져가기(어기면 과태료 10만 원) · 큰 소리 금지 · 오토바이 진입 금지 · 승인 없는 드론 금지.
  • 시설: 편의점 · 화장실(직영 11곳) · 음수대 · 배달존 1곳 · 승강기 · 나들목 · 자동심장충격기 · 안내센터.
  • 차: 주말·공휴일엔 붐벼서 대중교통을 권해요. 지정 장소 밖 주차는 과태료 5만 원. 진입로는 일산 방향이면 양화대교를 300m 지나 오른쪽으로 빠져 왼쪽 500m 지점(토끼굴), 구리 방향이면 성산대교를 지나 700m 지점 오른쪽.
  • 안내센터: 02-3780-0601~4.

망원역 1번 출구에서 강가까지, 노아의 그림

히나는 망원역 1번 출구로 나와 마포09번 버스를 탔습니다. 공식으로 안내되는 길이에요. 망원역 1번 출구나 합정역 1번 출구에서 마포09·마포16번 버스를 타고 「망원한강공원」 정류장에서 내리면 됩니다. 히나는 저녁 공연을 생각해 다리를 아끼고 싶었고, 버스는 생각보다 금방 정류장에 닿았어요. 내리자마자 노아가 수첩을 흔들며 서 있는 게 보였습니다.

망원역 1번 출구 주변 Google 지도. 빨간 핀이 안내하는 출구를 가리킵니다.
망원역 1번 출구 · Google 지도에서 열기
한낮 강변 공원 버스 정류장 근처에서 수첩을 들어 흔드는 노아와 버스에서 막 내려 노아를 보며 웃는 히나. 편집 이미지.
한 달 만에 다시 만나 수첩을 흔들어 인사하는 노아.

“한 달 만이에요.” 히나가 먼저 인사하자 노아는 수첩을 펼쳐 보여 줬습니다. 망원역 1번 출구에서 시작한 선이 동네 골목을 지나 강 쪽으로 이어지고, 선 끝에 터널 모양이 하나 그려져 있었어요. 노아는 1번 출구에서 걸어오는 데 20분 남짓 걸렸다고 했습니다. 망원역 1번 출구에서 공원까지는 약 1.5km, 걸어서 22분쯤이에요. 걸어서 가 보고 싶다면 지도 앱을 켜고 강 쪽 나들목을 목적지로 삼아 걸으면 편해요.

노아의 그림에는 걸어오면서 본 것들이 작게 적혀 있었습니다. 시장 골목, 주택가 사이의 좁은 길, 그리고 강변북로 아래를 지나는 통로. 히나는 그 선을 따라 손가락을 움직이다가 웃었어요. “지난달엔 안국역에서 대사관까지였는데, 이번엔 망원역에서 강까지네요.” 노아는 고개를 끄덕이며, 처음 가는 동네는 걸어서 한번 그려 봐야 그 동네를 안다고 했습니다. 버스를 탄 히나와 걸어온 노아, 같은 곳에 온 두 가지 방법이 수첩 한 장에 같이 남았어요.

걸어갈지 버스를 탈지는 그날의 일정에 맞춰 고르면 됩니다. 망원역에서 걸어가면 동네 골목과 시장 쪽을 지나며 망원동의 분위기를 보는 재미가 있고, 버스를 타면 다리를 아낄 수 있어요. 히나처럼 저녁에 다른 일정이 있거나 짐이 있다면 버스가 편하고, 노아처럼 동네를 천천히 보고 싶다면 걷는 게 좋습니다. 돌아갈 때 반대로 해 보는 방법도 있어요. 갈 때는 버스, 올 때는 걸어서 동네를 보며 역으로 돌아가는 식으로요.

망원나들목(래빗뮤지엄)을 지나 강변으로

둘은 노아가 그린 터널 모양 쪽으로 걸었습니다. 망원나들목이에요. 도심에서 한강 둔치로 들어가려면 강변북로 아래 통로를 지나야 하는데, 망원한강공원에는 이런 나들목이 여러 곳 있습니다. 망원나들목은 서울시가 어두운 통로를 미디어아트 공간 「래빗뮤지엄」으로 바꾼 첫 번째 나들목이에요.

추상적인 색면으로 벽이 은은하게 빛나는 지하 보행 통로를 나란히 걷는 히나와 노아의 뒷모습, 통로 끝으로 들어오는 밝은 강변 빛. 편집 이미지.
벽에 빛이 흐르는 망원나들목을 지나 강변으로.

통로 벽이 커다란 화면이 되어 그림이 천천히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히나는 걸음을 늦추고 벽을 올려다봤어요. 공연장 로비의 영상 벽과는 전혀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무언가를 알리려는 화면이 아니라, 지나가는 사람이 잠깐 쉬어 가도록 만든 화면이었거든요. 노아는 어제 혼자 걸어왔을 때도 여기서 한참 서 있었다며, 수첩의 터널 그림 옆에 작은 물결무늬를 그려 넣었습니다.

“저녁에 다시 지나가면 또 다를 것 같아요.” 히나가 말하자 노아는 고개를 끄덕였어요. 낮에는 강으로 나가는 사람들이, 해가 지면 강에서 돌아오는 사람들이 이 통로를 지나니까요. 노아는 그래서 나들목을 그릴 때 늘 방향을 화살표로 함께 적는다고 했습니다. 들어올 때와 나갈 때 보이는 풍경이 다르고, 길을 잃는 것도 대개 나갈 때라서요. 히나는 그 말을 듣고 오늘 지나온 나들목의 위치를 휴대폰 지도에 따로 저장했어요.

통로를 빠져나오자 시야가 확 트였어요. 넓은 잔디밭과 산책로가 강을 따라 길게 이어져 있었습니다. 망원한강공원은 원효대교와 성산대교 사이 강변북단에 있고, 둔치에 잔디밭을 넓게 만들어 시야가 시원한 게 특징이에요. 공원 전체로 보면 길이 7.4km, 넓이 42만㎡가 넘는 큰 공원입니다. 히나는 어젯밤 걷고싶은거리의 좁은 골목을 떠올리며 “같은 동네라는 게 안 믿겨요”라고 말했어요.

공원은 원효대교 북단의 만초천교에서 상암동 홍제천교 앞까지 이어집니다. 강을 따라 걸으면 끝이 보이지 않을 만큼 길어서, 하루에 다 걸으려 하기보다 나들목 하나를 골라 그 근처에서 시간을 보내는 게 좋아요. 망원한강공원에는 나들목이 8곳이나 있어서, 노아는 어제 공원을 걸으며 나들목마다 번호처럼 작은 표시를 해 두었다고 했습니다. 어느 나들목으로 들어왔는지 기억해 두면, 돌아갈 때 헤매지 않아요.

나들목 바로 앞에는 큰 회색 배 한 척이 강가에 떠 있었습니다. 서울함공원이에요. 퇴역한 군함을 이용해 만든 서울시 첫 함상테마파크로, 성산대교 북단 하류 쪽에 있습니다. 노아는 배의 뱃머리를 수첩 귀퉁이에 빠르게 그렸지만, 오늘은 들어가 보지 않기로 했어요. 히나의 공연 시간이 정해져 있었고, 둘이 오늘 하고 싶은 건 배 안이 아니라 강가에 앉아 있는 일이었거든요.

강가에 정박한 큰 회색 함정을 바라보는 히나와 옆에서 수첩에 뱃머리를 그리는 노아. 편집 이미지.
서울함공원 앞에서 뱃머리만 수첩에 남기는 노아.

그늘막은 두 곳에서만, 가을엔 밤 10시까지

노아는 가방에서 돗자리 하나를 꺼냈습니다. 그늘막 텐트를 챙겨 올까 고민도 했지만, 공원 규칙을 미리 읽어 보고 돗자리로 바꿨다고 했어요. 한강공원에서 그늘막은 아무 데나 칠 수 없습니다. 망원한강공원에서는 성산대교 북단 아래와 서울함공원 옆 녹지, 이렇게 두 곳만 그늘막 설치 허용 구역이에요. 돗자리는 기간이나 장소와 상관없이 언제든 쓸 수 있습니다.

강을 배경으로 잔디밭에서 돗자리 양쪽 끝을 잡고 펼치며 서로 마주 보고 웃는 히나와 노아. 편집 이미지.
오늘은 그늘막 대신 돗자리 하나.

그늘막을 쓰고 싶다면 기간과 시간도 알아 두면 좋아요. 2026년 그늘막 허용 기간은 3월 1일부터 11월 30일까지이고, 크기는 가로세로 2m 안팎, 4인용 정도까지입니다. 원래 시간은 계절에 따라 저녁 7시나 8시까지였는데, 9월 1일부터 11월 30일까지는 밤 10시까지로 늘어났어요. 시월 말에 가도 그늘막 구역에서는 밤까지 머물 수 있다는 뜻이에요. 기간 밖에는 그늘막 텐트를 칠 수 없고 돗자리만 됩니다.

히나는 이 규칙을 듣고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어젯밤 버스킹 존에서도 그랬지만, 서울의 공공장소는 「무엇을 해도 되는지」보다 「어디서, 언제까지」를 정확하게 정해 두는 편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노아는 수첩에 그늘막 구역 두 곳을 작은 삼각형으로 표시했습니다. 성산대교 쪽 넓은 잔디, 그리고 아까 지나온 서울함공원 옆. 둘이 앉은 곳은 그 구역 밖이었지만, 돗자리만 펴면 되니 상관없었어요.

그늘막을 쓸 계획이라면 미리 알아 둘 것이 하나 더 있어요. 허용 시간이 끝나면 직접 걷어 가야 합니다. 그늘막 이용 시간은 자진 철거 기준이라, 시간을 넘겨 텐트를 그대로 두면 안 돼요. 그늘막 이용에 관해 궁금한 게 있으면 120 다산콜센터에 물어볼 수 있습니다. 노아는 이 부분까지 읽고 나서 돗자리로 마음을 정했다고 했어요. “저는 걷는 사람이라 짐이 가벼워야 해요.”

쓰레기는 되가져가기, 과태료 10만 원

돗자리에 앉자 노아가 편의점 봉투에서 음료 두 병과 작은 간식을 꺼냈습니다. 공원 안에 편의점이 있어서 오는 길에 들렀다고 했어요. 히나가 봉투를 보더니 웃으며 말했습니다. “이건 다시 가져가야겠네요.” 망원한강공원에서는 쓰레기를 되가져가야 하고, 어기면 과태료가 10만 원이에요. 노아는 이미 알고 있었다는 듯 빈 봉투를 하나 더 꺼내 보였습니다.

돗자리 위에서 빈 비닐봉투를 들어 보이는 노아와 손뼉을 치며 웃는 히나, 둘 사이의 라벨 없는 음료 두 병과 뒤로 보이는 잔디와 강. 편집 이미지.
쓰레기를 되가져가려고 챙겨 온 빈 봉투.

공원에서 지킬 것은 쓰레기만이 아니에요. 노아는 돗자리 위에서 간식 봉지를 정리하며 히나에게 수칙을 하나씩 짚어 줬습니다. 반려동물과 함께라면 목줄을 꼭 매야 하고, 흡연과 취사는 금지돼 있어요. 자전거나 인라인은 천천히 타야 하고, 오토바이를 타고 들어오거나 큰 소리로 떠드는 것도 안 돼요. 그늘막은 허용된 곳에서만 치고, 승인받지 않은 드론도 날릴 수 없는 구역이에요. 둘이 앉은 자리 바로 옆으로도 강아지와 산책하는 사람이 지나갔는데, 목줄이 짧게 잡혀 있었어요.

낚시하는 사람을 위한 제한도 있어요. 떡밥이나 어분을 쓰는 낚시, 낚싯대를 4대 이상 쓰는 것, 훌치기 낚시는 금지이고, 낚시 금지 구역에서 낚시하면 과태료가 붙습니다. 강에서 수영하고 싶다면 안내센터에서 수상레저활동신고서를 먼저 써야 해요. 노아는 이런 세세한 규칙까지 수첩에 적어 둔 이유를 「길을 그리려면 그 길에서 못 하는 것도 알아야 해서」라고 설명했습니다. 히나는 그 말이 노아답다고 생각했어요.

히나는 「큰 소리로 소리치거나 이야기하지 않기」라는 문장에서 웃음이 났어요. 어젯밤 노아가 보낸 메시지 “내일 강가도 그래요. 큰 소리 없이 사람들이 오래 앉아 있어요”가 무슨 뜻인지 이제 알 것 같았거든요. 둘 주변에도 돗자리를 편 사람들이 꽤 있었지만, 강바람 소리가 들릴 만큼 조용했습니다.

강 위에도 볼거리가 있었어요. 망원한강공원에는 선상 음식점과 카페, 요트, 오리보트, 모터보트, 카약 같은 수상 이용 시설이 있어요. 둘이 앉은 자리에서도 강 위를 천천히 지나가는 작은 배가 보였어요. 다만 배를 강으로 띄우는 망원 슬로프는 2025년 6월부터 2028년 5월까지 쓸 수 없으니, 개인 배를 가지고 갈 생각이라면 이 기간을 기억해 두세요. 히나는 강 위의 배를 보며, 다음에 오면 오리보트를 타 보고 싶다고 했습니다.

화장실·편의점·배달존, 망원한강공원 편의시설

간식을 먹으며 노아가 수첩의 다른 장을 보여 줬습니다. 어제 공원을 한 바퀴 걸으며 적어 둔 것들이었어요. 망원한강공원 안에는 편의점과 화장실, 음수대, 어린이놀이터, 승강기, 자동심장충격기, 안내센터가 있고, 직영 화장실이 11곳, 음수대가 13곳이에요. 히나가 저녁 공연 전에 화장실부터 들러야 한다고 하자, 노아는 수첩의 작은 표시를 가리키며 긴 공원이라도 어디서든 너무 멀리 가지 않고 화장실과 물을 찾을 수 있다고 말해 줬습니다.

햇빛이 비치는 돗자리에 엎드려 머리를 가까이 맞대고 선과 기호로 그린 수첩 속 공원 그림을 보는 히나와 노아. 편집 이미지.
엎드려 함께 보는 수첩 속 공원 그림.

돗자리 너머로는 자전거가 끊임없이 지나갔어요. 공원을 따라 자전거도로가 7.2km 이어지고, 그중 3.1km는 보행자와 함께 쓰는 길이라 걷는 사람은 자전거가 다가오는 소리에 한 번씩 귀를 기울이는 게 좋습니다. 전동킥보드 같은 개인형 이동장치는 자전거도로에서만 탈 수 있고, 보행로와 잔디밭에서는 안 돼요. 속도는 시속 20km를 지키고 헬멧을 써야 합니다. 공원에는 축구장과 농구장, 배구장, 족구장, 간이야구장, 테니스장, 게이트볼장, 체력단련장도 있어서, 노아의 수첩에는 공을 차는 사람들의 선이 몇 개 그려져 있었어요.

노아의 수첩에는 이름만 적어 둔 곳도 있었습니다. 망원초록길과 망원정, 마포나루 조형물처럼 망원한강공원의 명소로 꼽히는 곳들이에요. 노아는 어제는 시간이 모자라 다 보지 못했다며, 다음에 한 칸씩 그려 넣겠다고 했습니다. 히나는 그 이름들을 소리 내어 읽어 보다가, 「마포나루」라는 말이 예쁘다고 했어요. 노아는 그 옆에 작은 배 모양을 그려 두었습니다.

수첩을 넘기다 보니 노아의 그림에는 사람도 많았어요. 잔디밭에서 공을 차는 아이들, 자전거를 세우고 물을 마시는 사람, 돗자리에 누워 책을 읽는 사람. 노아는 얼굴은 그리지 않고 자세만 몇 개의 선으로 남겨 두었습니다. 히나는 그 그림들을 보며 공원이 붐비는 시간과 한가한 시간이 그림에서도 보인다고 했어요. 오전에 그린 장은 사람이 듬성듬성했고, 오후에 그린 장은 선이 빽빽했거든요.

배가 고파질 때를 위한 배달존도 있어요. 망원한강공원에는 배달존이 한 곳 있는데, 그늘막 허용 구역과 가까운 편이에요. 배달 음식을 시킨다면 받는 장소를 이 배달존으로 정하면 편해요. 다만 공원 안에서 직접 불을 쓰는 취사는 안 되니, 음식은 다 만들어진 것으로 준비하는 게 좋습니다. 히나와 노아는 편의점 간식이면 충분하다며 웃었어요.

안내센터는 공원에서 무언가 문제가 생겼을 때 기억해 둘 곳이에요. 행정 업무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하고, 단속은 24시간 이뤄집니다. 전화번호는 02-3780-0601부터 0604까지예요. 노아는 이 번호를 수첩 맨 뒷장에 적어 두었는데, 지난달 히나의 일을 겪고 나서 생긴 습관이라고 했습니다. 「어디를 가든, 물어볼 곳 하나는 적어 두기.」 히나는 그 습관이 자기 덕분에 생겼다는 게 조금 미안하면서도 고마웠어요.

히나가 그려 준 공연장 가는 길과 버스킹 존 지도

오후 두 시가 넘자 히나가 노아의 수첩을 빌렸습니다. 이번에는 자기가 그릴 차례였거든요. 지난달 노아에게 했던 약속, 「다음엔 내가 공연장 가는 길을 알려 줄게요」를 지킬 시간이었어요. 히나는 망원한강공원에서 시작해 지하철역으로, 다시 공연장까지 이어지는 선을 그렸습니다. 노아처럼 능숙하지는 않았지만, 선마다 「여기서 굿즈 줄」, 「여기서 입장 줄」처럼 공연을 보러 가는 사람만 아는 표시가 붙어 있었어요.

오후 강변 빛이 비치는 돗자리에서 노아의 수첩에 선을 그리는 히나와 고개를 기울여 바라보며 웃는 노아. 편집 이미지.
이번에는 히나가 그려 주는 공연장 가는 길.

노아는 그 그림을 한참 들여다봤습니다. 자기가 그리는 길에는 건물과 골목, 나무가 들어가는데, 히나의 길에는 사람들의 줄이 들어가 있었거든요. “같은 길인데 보는 게 다르네요.” 히나는 공연장 앞에서는 길보다 줄이 더 중요하다고 했어요. 줄이 어디서 시작해 어디로 휘는지 알면, 공연 날 길을 잃지 않는다고요. 노아는 그 페이지 맨 위에 「히나의 길」이라고 적고, 자기 그림과 나란히 두었습니다.

히나는 어젯밤 정리한 버스킹 존 지도도 보여 줬어요. 존 네 곳의 번지수, 앰프가 있는 존과 없는 존, 그리고 존3의 기타 소리. 노아는 그 지도를 보며 다음에는 걷고싶은거리를 존 번호 순서대로 걸어 보겠다고 했습니다. 서로 알려 줄 길이 하나씩 생긴 셈이었어요. 지난달에는 노아가 히나를 도왔는데, 이번 달에는 길이 양쪽으로 오가고 있었습니다.

둘은 한동안 말없이 강을 바라봤습니다. 대화가 끊긴 게 어색하지 않다는 게, 히나에게는 오늘 가장 반가운 일이었어요. 지난달에는 낯선 지구대와 대사관 창구 사이에서 급하게 말을 주고받았는데, 오늘은 서두를 일이 하나도 없었으니까요. 노아는 그 사이 강 건너편의 선을 수첩에 옮겼고, 히나는 저녁 공연의 세트리스트를 머릿속으로 미리 불러 봤습니다. 각자 좋아하는 것을 하면서 같은 자리에 앉아 있는 오후였어요.

주말엔 대중교통으로, 그리고 다음 약속

세 시 반쯤, 히나가 시계를 봤습니다. 공연장으로 가기 전에 숙소에 들러 응원 도구를 챙겨야 했거든요. 둘은 돗자리를 접고, 빈 병과 간식 봉지를 노아의 봉투에 모아 담았어요. 앉았던 자리에는 아무것도 남지 않았습니다. 노아는 그 자리를 한 번 돌아보더니, 수첩의 오늘 페이지에 작은 네모 하나를 그렸어요. 둘이 앉았던 돗자리 자리였습니다.

저녁에 다른 일정이 있다면 공원에서 나갈 시간을 미리 정해 두는 게 좋아요. 히나는 공연 입장 시간에서 거꾸로 셈을 해, 숙소에 들르는 시간과 이동 시간을 빼고 공원을 떠날 시각을 정해 두었습니다. 돌아갈 때는 올 때 내린 「망원한강공원」 정류장에서 다시 버스를 타면 되니, 내린 정류장 위치를 기억해 두면 편해요. 노아는 히나의 이런 계산이 자기가 길을 그리는 방식과 닮았다며 웃었습니다. 끝나는 지점을 먼저 정하고, 거기서부터 거꾸로 선을 긋는 거니까요.

늦은 오후 강을 배경으로 돗자리를 함께 접으며 서로 웃는 히나와 노아, 옆에 놓인 묶은 쓰레기봉투. 편집 이미지.
빈 병과 간식 봉지를 모으고 돗자리를 접는 두 사람.

나가는 길에 히나는 주말에 공원이 붐빈다는 안내 문장을 떠올렸어요. 토요일과 일요일, 공휴일에는 한강공원 안의 큰 행사 등으로 사람이 많이 몰려 교통이 혼잡하니 대중교통을 타는 게 좋아요. 지정된 곳이 아닌 데 차를 세우면 과태료가 5만 원이에요. 실제로 오후가 되자 나들목 쪽으로 들어오는 사람이 처음보다 훨씬 많아져 있었습니다. 히나는 다시 버스를 타기로 했고, 노아는 한강버스 망원선착장 쪽을 가리키며 다음에는 배를 타고 와 보고 싶다고 했어요. 한강버스 망원선착장에서 내려도 공원으로 바로 이어지거든요.

버스 정류장 앞에서 노아는 내일 계획을 말했습니다. 강을 따라 합정 쪽으로 걸어가, 합정역 근처의 절두산을 그려 보겠다고요. 히나는 내일 밤 비행기라 함께 가지는 못했어요. 대신 “그 그림도 보내 줘요”라고 말하고, 오늘 둘이 앉았던 자리를 찍은 사진 한 장을 노아에게 보냈습니다. 돗자리를 걷어 낸 뒤의 빈 잔디였어요.

늦은 오후 정류장에서 다가오는 버스 쪽으로 몸을 반쯤 돌리고 웃으며 손을 흔드는 히나와 수첩을 겨드랑이에 끼고 손을 흔드는 노아. 편집 이미지.
버스 정류장에서 다음 그림을 부탁하며 나누는 인사.

공연장으로 가는 지하철 안에서 히나는 노아에게서 사진 한 장을 받았어요. 수첩의 오늘 페이지였습니다. 망원역에서 시작한 노아의 선, 나들목의 물결 무늬, 서울함공원의 뱃머리, 둘이 앉았던 작은 네모, 그리고 그 옆에 나란히 붙은 「히나의 길」. 히나는 그 사진을 지난달의 「돌아가는 길」 메모와 어젯밤의 「공연 전날」 메모 사이에 붙였습니다. 한 달 사이에 서울에서 만든 메모가 세 개가 됐고, 세 메모에 모두 같은 사람이 나오고 있었어요.

그날 밤 공연장에서 히나는 응원봉을 마음껏 흔들었습니다. 강가의 조용한 오후와는 정반대의 시간이었지만, 히나에게는 둘 다 서울이었어요. 공연이 끝나고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히나는 노아에게 짧은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공연장 가는 길, 그림대로 갔어요. 줄도 그림대로 휘었어요.” 노아의 답은 내일 걸을 합정 쪽 강변 지도 사진이었어요. 다음 동그라미는 이번에도 노아가 그려 둔 곳이었습니다.

Common Mistakes — 자주 하는 실수

  • 그늘막 텐트를 아무 데나 치기

    망원한강공원의 그늘막 허용 구역은 성산대교 북단 하부와 서울함공원 옆 녹지 두 곳뿐이에요. 다른 곳에서는 돗자리만 펴세요.

  • 가을이라 그늘막을 일찍 걷기

    2026년 9월 1일~11월 30일은 그늘막을 밤 10시까지 쓸 수 있어요. 반대로 12월부터는 그늘막 텐트를 칠 수 없어요.

  • 쓰레기를 공원 쓰레기통 근처에 두고 가기

    쓰레기는 되가져가야 하고, 어기면 과태료 10만 원이에요. 빈 봉투를 하나 챙겨 가세요.

  • 휴대용 버너로 고기 굽기

    공원 안 취사는 안 돼요. 음식은 다 만들어진 것으로 준비하세요.

  • 주말에 차를 가져가기

    주말·공휴일엔 붐벼서 대중교통을 권하고, 지정 장소 밖 주차는 과태료 5만 원이에요.

  • 잔디밭에서 킥보드 타기

    개인형 이동장치는 자전거도로에서만, 시속 20km 이하, 헬멧 착용이에요.

FAQ — 자주 묻는 질문

망원한강공원은 어떻게 가요?

망원역 1번 출구나 합정역 1번 출구에서 마포09·마포16번 버스를 타고 「망원한강공원」 정류장에서 내리세요. 걸으면 망원역 1번 출구에서 약 1.5km, 22분쯤이에요.

그늘막은 어디에 칠 수 있어요?

성산대교 북단 하부와 서울함공원 옆 녹지 두 곳이에요. 크기는 2m×2m 내외(4인용)까지예요.

그늘막은 몇 시까지 돼요?

2026년 9월 1일부터 11월 30일까지는 09:00~22:00이에요. 기간 밖에는 그늘막 텐트를 칠 수 없고, 돗자리는 언제든 쓸 수 있어요.

음식을 시켜 먹을 수 있어요?

망원한강공원에 배달존이 한 곳 있고, 그늘막 허용 구역 가까이에 있어요. 직접 불을 쓰는 취사는 안 돼요.

화장실은 있어요?

공원에 직영 화장실이 11곳 있어요. 음수대와 편의점도 있어요.

반려동물과 가도 돼요?

목줄을 매면 돼요. 담배는 피우면 안 되고, 큰 소리로 떠들지 않기도 이용 수칙이에요.

안내센터 연락처는요?

02-3780-0601~4예요.

Recap — 출발 전 30초

  • 망원역·합정역 1번 출구 → 마포09·마포16 → 「망원한강공원」. 걸으면 약 1.5km·22분.
  • 나들목을 지나면 잔디밭과 강, 나들목 앞엔 서울함공원.
  • 그늘막은 성산대교 북단 하부·서울함공원 옆 녹지 두 곳, 가을(9~11월)엔 22시까지. 돗자리는 늘 OK.
  • 취사 금지·금연·목줄. 쓰레기는 되가져가기(과태료 10만 원), 빈 봉투 챙기기.
  • 주말엔 대중교통. 화장실 11곳·편의점·배달존 있음.

참고 자료

확인한 자료

AI 캐릭터와 함께 걷는 서울 이야기예요. 장소 정보는 공개 자료로 확인했고, 사진은 AI로 만든 연출 이미지예요. AI 활용 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