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OUL · HONGDAE
공연 전날 밤, 히나가 혼자 걸어 본 홍대 걷고싶은거리 버스킹 존
홍대입구역 8·9번 출구에서 500m, 네 개의 버스킹 존과 60dB, 공연 일정표를 먼저 보는 법
한 달 만에 서울에 온 히나는 공연 전날 밤을 비워 두었다. 마케팅 일을 하는 눈으로, 홍대 걷고싶은거리의 버스킹 존이 어떻게 굴러가는지 혼자 걸으며 보고 싶었다.

가는 길
히나가 서울에 다시 온 건 지난달 약속 그대로였습니다. 여권을 잃어버려 일본대사관 영사부에 다녀왔던 그 주말, 히나는 노아에게 다음 달 공연을 보러 다시 온다고 말했거든요. 이번에는 금요일 오후 비행기로 도착해 토요일 저녁 공연을 보고, 일요일 밤에 돌아가는 일정이었어요. 공항에서 숙소로 오는 동안 히나는 가방 지퍼 주머니를 두 번이나 열어 여권이 있는지 확인했습니다. 지난달의 일이 손에 남아 있었어요.

공연 전날인 금요일 밤은 비워 두었습니다. 다음 날을 위해 일찍 쉴까도 생각했지만, 히나에게는 홍대에서 꼭 보고 싶은 게 있었어요. 걷고싶은거리의 버스킹 존이었습니다. 도쿄의 마케팅 회사에서 공연 홍보 일을 하는 히나는, 무대가 아닌 거리에서 사람을 모으는 공연이 어떻게 운영되는지 늘 궁금했거든요. 공연장 안의 규칙은 잘 알지만, 길 위의 규칙은 아직 몰랐어요.
히나의 일은 공연이 열리기 전에 사람들이 그 공연을 알게 하고, 공연장까지 찾아오게 만드는 거예요. 포스터의 문구를 고르고, 굿즈를 언제 공개할지 정하고, 공연장 앞 줄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미리 그려 보는 일이 많습니다. 그런데 거리 공연은 그 모든 과정 없이, 지나가던 사람을 몇 초 만에 멈춰 세워야 해요. 히나는 그 몇 초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직접 보고 싶었습니다. 공연 전날 밤을 비워 둔 진짜 이유였어요.
출발하기 전 히나는 노아에게 메시지를 하나 보냈습니다. “도착했어요. 오늘 밤은 홍대 버스킹 존을 혼자 걸어 볼 거예요. 내일 낮에 봐요.” 노아의 답장은 지도 사진 한 장이었어요. 망원한강공원 쪽에 동그라미가 하나 그려져 있었습니다. 내일 만날 곳이었어요. 히나는 그 사진을 메모장에 붙이고, 그 위에 새 제목을 적었습니다. 「공연 전날.」
이 글은 그 금요일 밤의 이야기이자, 홍대 걷고싶은거리에서 거리 공연을 보려는 사람을 위한 안내입니다. 홍대입구역 어느 출구로 나가면 되는지, 버스킹 존은 어디에 몇 곳 있고 어떻게 운영되는지, 그날 누가 공연하는지는 어디서 미리 볼 수 있는지, 보는 사람이 지켜 주면 좋은 것은 무엇인지를 히나를 따라 짚어 볼게요.
The Cue
홍대 걷고싶은거리는 2호선 홍대입구역 8·9번 출구에서 나와 홍익대 방향으로 직진하면 만나는 약 500m의 길로, 전국에서 모인 버스커들로 매일 밤 떠들썩해지는 곳입니다. 어울마당로 107·111·127·143 앞에 버스킹 존 네 곳이 있고, 1·2·4번 존은 앰프를 쓰는 보컬·댄스 공연, 3번 존은 앰프 없는 공연을 해요. 공연자는 마포구 예약 시스템에서 신청한 뒤 추첨으로 정해지고, 앰프는 2대까지, 음량은 60dB이 기준이에요. 그날 공연은 마포구 홈페이지의 「홍대 야외공연 일정표」에서 미리 볼 수 있습니다. 거리 주변에는 주거지와 숙박시설, 가게가 붙어 있으니, 보는 사람도 가게 입구와 보행로를 막지 않게 서 주세요.
- 어디: 마포구 어울마당로 일대. 홍대입구역 8·9번 출구에서 홍익대 방향으로 직진. 어울마당로 107~155-1, 약 500m.
- 버스킹 존: 존1 어울마당로 107 앞 · 존2 111 앞 · 존3 127 앞 · 존4 143 앞. 존 1·2·4는 앰프 공연(보컬·댄스), 존3은 앰프 없는 공연(서정적인 보컬·마술·마임·악기).
- 다른 무대: 광장무대(어울마당로 132) · 여행무대(어울마당로 144, 관광안내소 위) · AK&버스킹존(홍대입구역 4번 출구 앞).
- 공연 규칙: 매월 신청·추첨, 1인 월 최대 6회, 앰프 2대·60dB, 공연자가 따로 설치한 조명 금지, 공연 1시간 50분 + 정리 10분.
- 오늘의 공연: 마포구 문화관광 홈페이지 「홍대 야외공연 일정표」.
- 쉼터·화장실: 홍익대 길 건너 홍익문화공원(벤치·화장실·작은 무대).
- 문의: 마포구 관광정책과 02-3153-8673.
8·9번 출구에서 홍익대 쪽으로
밤 여덟 시, 히나는 홍대입구역 9번 출구로 나왔습니다. 계단에서부터 사람이 빽빽해서 한 칸씩 천천히 올라가야 했어요. 9번 출구는 혼잡이 심한 출구라, 맞은편에 8-1번 출구를 새로 만드는 계획이 2028년을 목표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지금은 8번과 9번 출구가 걷고싶은거리로 가는 길이고, 나와서 홍익대 쪽으로 곧장 걸으면 돼요. 히나는 다음에는 8번 출구로 나와 보겠다고 메모장에 적었습니다.

걷기 전에 히나가 알아 둔 게 하나 더 있었어요. 걷고싶은거리는 레드로드라는 더 긴 길의 일부입니다. 어울마당로, 걷고싶은거리, 당인리사거리처럼 여러 이름으로 불리던 거리들을 하나로 묶은 이름이 레드로드예요. 레드로드는 홍대입구역에서 상수역까지 약 2km 이어지는 곡선 길로, 바닥에 빨간색 도료가 칠해져 있어요. 길 전체를 다 걷는 건 다음 달의 숙제로 남겨 두고, 히나는 오늘 버스킹 존이 모여 있는 이 500m 구간만 천천히 둘러보기로 했어요.

걷고싶은거리는 서울시가 2016년 10월부터 2017년 7월까지 어울마당로 107번지부터 155-1번지까지 약 500m 구간에 만든 길이에요. 큰길보다는 「작은 길」이라 부르는 편이 어울리는 폭이지만, 양옆으로 가게들이 이어지고 길목 곳곳에 버스킹 존과 무대가 자리 잡고 있어요. 히나는 공연장 로비를 떠올렸습니다. 공연을 기다리는 사람, 지나가는 사람, 가게에 들어가는 사람이 한 공간에 섞여 있다는 점이 비슷했거든요.
걷기 시작하자마자 멀리서 노랫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이 거리는 전국에서 모이는 버스커들로 매일 밤 떠들썩해지는 곳이에요. 나무무대와 야외광장 근처에는 직장인들이 많이 찾는 주점과 고깃집이 모여 있어서, 금요일 밤이라 더 붐볐습니다. 히나는 공연 소리와 가게의 음악,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한꺼번에 섞이는 거리를 걸으며, 이런 곳에서 노래 한 곡으로 사람을 멈춰 세우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일지 생각했어요.
네 개의 버스킹 존, 앰프가 있는 곳과 없는 곳
히나는 출발하기 전에 마포구 공지를 읽어 두었습니다. 걷고싶은거리의 버스킹 존은 모두 네 곳으로, 존1은 어울마당로 107 앞, 존2는 111 앞, 존3은 127 앞, 존4는 143 앞에 있어요. 그리고 존마다 할 수 있는 공연이 달라요. 존 1·2·4는 보컬이나 댄스처럼 앰프를 쓰는 공연을 하고, 존3은 서정적인 보컬이나 마술, 마임, 악기처럼 앰프가 필요 없는 공연만 합니다.

첫 번째로 만난 건 존1의 댄스 공연이었어요. 앰프에서 나오는 음악에 맞춰 세 사람이 춤을 추고 있었고, 그 앞에 사람들이 반원을 그리며 서 있었습니다. 히나는 공연보다 소리에 먼저 귀를 기울였어요. 음악은 분명 신나는데, 생각보다 크지 않았거든요. 공연자는 앰프를 2대까지 쓸 수 있지만, 몇 대를 쓰든 음량 기준은 60dB로 같아서 이를 넘기면 공연이 취소될 수 있습니다. 히나는 공연장 음향과는 전혀 다른 계산이 거리에서 돌아가고 있다는 걸 느꼈어요.

조금 더 걸어 존3에 이르자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앰프 없이 기타 한 대로 노래하는 사람이 있었고, 관객들은 한 발씩 더 가까이 다가가 서 있었어요. 소리가 작으니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조용해졌고, 가게 음악이 들리는 길 한가운데에서 그 앞만 다른 공기가 흐르는 것 같았습니다. 히나는 존을 나눠 놓은 이유를 그제야 알 것 같았어요. 큰 소리와 작은 소리가 같은 길에서 서로를 덮지 않게, 자리를 미리 나눠 둔 거였습니다.
기타 공연이 끝나자 같은 존3에서 마술 공연이 이어졌어요. 공연자는 말없이 동전 하나로 손을 움직였고, 관객들은 숨을 죽이고 그 손끝을 바라봤습니다. 앰프가 없으니 공연자의 작은 손짓 하나, 관객의 짧은 탄성 하나가 그대로 들렸어요. 히나는 공연장에서는 들리지 않던 소리가 여기서는 공연의 일부가 된다는 게 신기했습니다. 마임이나 악기 연주도 이 존에서 할 수 있으니, 조용한 공연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존3 쪽에서 오래 머물러도 좋아요.
추첨으로 정하는 무대, 공연자의 규칙
히나가 가장 궁금했던 건 누가 어떻게 이 자리에 서느냐였어요. 마포구는 2026년 8월 말 공지로 미리 등록하던 방식을 없애고, 매달 신청을 받아 추첨하는 방식으로 바꿨습니다. 1차 신청은 매월 10일부터 16일까지 마포구 문화관광 홈페이지 예약 시스템에서 2시간 단위로 하고, 신청 기간이 끝나면 한꺼번에 추첨해요. 준수사항을 어기지 않았다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고, 신청할 때 공연 장르와 계획서를 꼭 써야 합니다.

히나는 이 방식이 마음에 들었어요. 한 사람이 한 달에 최대 6회, 주중 4회와 주말 2회까지만 설 수 있어서, 같은 사람이 매일 같은 자리를 차지하지 않게 돼 있었거든요. 공연은 1시간 50분이고, 다음 공연자를 위해 끝나기 10분 전에 정리합니다. 공연자가 따로 설치한 조명은 전부 금지예요. 히나는 메모장에 「한 달 6회」, 「1시간 50분 + 10분」, 「조명 없음」이라고 적고, 그 옆에 작게 「공정함」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홍보 일을 하는 사람에게 「모두에게 기회가 돌아가는 무대」는 꽤 좋은 이야깃거리였어요.
1차 신청에서 자리가 다 차지 않으면 남은 자리는 매월 25일부터 27일까지 2차로 다시 신청을 받아요. 히나는 이 부분을 읽으며 공연 티켓의 추가 판매를 떠올렸습니다. 처음 기회를 놓친 사람에게도 한 번 더 문이 열려 있는 셈이에요. 신청 자격이나 일정은 공연하는 사람을 위한 정보지만, 보는 사람에게도 의미가 있습니다. 같은 자리에 매일 다른 사람이 설 수 있게 돼 있으니, 홍대에 올 때마다 다른 공연을 만날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니까요.
조명 금지 규칙은 걸으면서 바로 눈에 들어왔습니다. 공연자들은 따로 조명을 세우지 않고, 거리의 가로등과 가게 불빛 아래에서 공연하고 있었어요. 공연장처럼 무대만 밝게 비추는 빛이 없으니, 관객과 공연자가 같은 빛 아래 서 있는 셈이었습니다. 히나는 그게 오히려 거리 공연다운 장면이라고 생각했어요. 이 규칙에는 이유가 있는데, 걷고싶은거리 주변은 주민들이 사는 주거지이자 가게가 모인 곳이라, 지나친 소리나 조명으로 이웃에게 불편을 주면 안 되거든요.
규칙을 어긴 공연에 대한 안내도 분명했어요. 사전 승인을 받지 않은 공연을 임의로 진행하면 즉시 중단돼요. 히나는 이 문장이 공연자를 막으려는 게 아니라 거리를 오래 지키려는 거라고 읽었어요. 거리 공연이 주민과 가게의 불편 때문에 사라지면, 결국 공연하는 사람도 보는 사람도 자리를 잃게 되니까요. 그날 히나가 본 공연들은 모두 소리와 자리를 지키며 진행되고 있었고, 그래서인지 거리 전체가 생각보다 정돈된 느낌이었습니다.
오늘 누가 공연하나, 일정표를 먼저 보기
존3의 노래가 끝나고 히나는 한 가지를 확인했습니다. 마포구는 추첨 결과를 개별 통보하지 않고, 홈페이지의 야외공연장 사용신청 화면과 「홍대 야외공연 일정표」에서 직접 확인하게 해 둬요. 공연자를 위한 안내지만, 보는 사람에게도 쓸모가 있는 정보입니다. 그날 어느 존에서 어떤 장르의 공연이 있는지 미리 보고 가면, 길 위에서 소리를 따라 헤매지 않아도 되니까요.

히나는 공연을 보러 다니는 사람답게, 이 정보를 메모장 맨 위로 올렸습니다. 일본에서 공연을 보러 올 때도 늘 출연진과 시간표부터 확인하거든요. 「길 위의 공연도 시간표가 있다.」 그렇게 적고 나니, 걷고싶은거리가 우연히 마주치는 공연만 있는 곳이 아니라 미리 알고 찾아갈 수 있는 곳이라는 게 분명해졌어요. 다만 일정표는 공연자들이 추첨으로 정해진 뒤에 채워지니, 가기 전날이나 당일에 보는 게 좋습니다.
히나는 다른 무대 위치도 메모해 뒀어요. 걷고싶은거리에는 버스킹 존 네 곳 말고도 어울마당로 132의 광장무대, 관광안내소 위에 있는 어울마당로 144의 여행무대가 있고, 홍대입구역 4번 출구 앞에는 AK&버스킹존이 있습니다. 소리를 따라 걷다 보면 어느 무대에서 들리는 소리인지 헷갈리기 쉬운데, 이렇게 위치를 알고 걸으면 길이 훨씬 단정하게 읽혀요. 히나는 무대 위치를 지도에 별표로 찍어 두고, 내일 노아에게 보여 줄 생각이었습니다.
여행무대가 관광안내소 위에 있다는 점도 히나에게는 재미있었어요. 길을 묻는 여행자와 공연을 보는 관객이 같은 건물 앞에 모이는 셈이니까요. 처음 홍대에 와서 어디서부터 걸어야 할지 모르겠다면, 이렇게 무대와 안내소가 붙어 있는 곳을 출발점으로 삼아도 좋습니다. 히나는 지도를 들여다보다가, 존 네 곳과 무대 두 곳이 모두 어울마당로라는 한 길 위에 번지수로 나란히 붙어 있다는 걸 발견했어요. 번지수 순서대로 걸으면 공연을 하나도 놓치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보는 사람이 지켜 줄 것
걷는 동안 히나가 가장 많이 신경 쓴 건 자기 자리였어요. 공연자에게는 관객이 가게 입구를 막거나 보행을 방해하지 않게 통제하라는 규칙이 있어요. 공연자에게 주어진 규칙이지만, 관객이 처음부터 지켜 주면 공연자가 공연에 더 집중할 수 있어요. 히나는 댄스 공연을 볼 때 한 가게 문 앞에 서 있다가, 가게에 들어가려는 사람을 보고 얼른 옆으로 비켜섰습니다.

그 뒤로 히나는 공연을 볼 때마다 서는 자리를 먼저 골랐어요. 가게 입구는 비우고, 길 한가운데가 아니라 가장자리에, 뒤에 오는 사람이 지나갈 틈을 남겨 두고요. 걷고싶은거리는 이름처럼 걷는 길이기도 해서, 공연을 보는 사람과 그냥 지나가는 사람이 같은 길을 나눠 씁니다. 금요일 밤처럼 붐비는 때일수록 보는 사람이 반 걸음씩만 비켜서도 길이 훨씬 편해져요. 히나는 그게 공연장에서 「앞사람 시야 가리지 않기」와 같은 종류의 약속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거리 주변에 집과 숙박시설이 있다는 것도 히나는 걸으며 실감했어요. 길 한쪽 건물의 위층 창문에 불이 켜져 있었고, 캐리어를 끄는 여행자들이 공연 사이를 지나 숙소 쪽으로 걸어갔습니다. 공연자에게 준수사항을 지켜 달라고 거듭 당부하는 이유도, 이 길이 누군가에게는 매일 돌아가는 집 앞이기 때문이에요. 히나는 박수를 칠 때도 환호성 대신 손뼉만 크게 쳤습니다.
그렇다고 거리가 조용하기만 한 건 아니었어요. 댄스 공연 앞에서는 관객들이 박자에 맞춰 손뼉을 쳤고, 노래가 끝날 때마다 박수가 터졌습니다. 다만 그 소리가 길 전체를 덮지는 않았어요. 히나는 공연장에서 응원봉을 흔들던 자기 모습을 떠올리며, 같은 「응원」이라도 장소에 따라 크기를 조절하는 게 팬의 몫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공연장에서는 마음껏, 거리에서는 이웃을 생각하며. 히나는 메모장에 「응원의 크기」라고 적었어요.
홍익문화공원에서 잠깐 쉬어 가기
한 시간쯤 걷고 나니 다리가 조금 아팠어요. 히나는 홍익대 길 건너에 있는 홍익문화공원으로 갔습니다. 벤치와 화장실, 작은 무대가 갖춰진 도심 속 쉼터예요. 걷고싶은거리를 걷다가 잠시 쉴 곳이나 화장실이 필요하다면 이곳을 기억해 두면 편해요. 히나는 벤치에 앉아 신발 끈을 다시 묶고, 메모장을 처음부터 다시 읽었어요.

메모장에는 출구 번호, 존 번호와 공연 종류, 공연자 규칙, 일정표, 그리고 「입구 비우기」가 적혀 있었습니다. 히나는 그걸 보며 내일 공연장에서도 같은 습관이 나오겠다고 웃었어요. 공연 전날 밤에 거리에서 공연 공부를 하고 있다니, 회사 동료들이 알면 일 중독이라고 놀릴 게 뻔했습니다. 그래도 히나에게는 이게 쉬는 방법이었어요. 좋아하는 것을 다른 각도에서 오래 보는 것.
공원 한쪽의 작은 무대는 비어 있었습니다. 그날 밤에는 사람들이 벤치에 앉아 쉬거나 휴대폰을 보고 있을 뿐이었어요. 걷고싶은거리의 소리가 멀리서 희미하게 들려왔습니다. 히나는 거리에서 조금만 떨어져도 이렇게 소리가 줄어든다는 게 신기했어요. 한 시간 넘게 공연 소리 속을 걸은 사람에게 이 공원은 귀를 쉬게 해 주는 곳이기도 했습니다.
공원 벤치에서 히나는 노아에게 메시지를 하나 더 보냈습니다. “존3의 기타 공연이 제일 좋았어요. 소리가 작으니까 사람들이 가까이 다가가더라고요.” 노아의 답은 “내일 강가도 그래요. 큰 소리 없이 사람들이 오래 앉아 있어요”였어요. 히나는 그 말이 무슨 뜻인지 내일 보면 알겠다고 생각하며, 노아가 보낸 지도 사진의 동그라미를 다시 확인했습니다.
공연이 바뀌는 순간, 그리고 8번 출구로 돌아가는 길
숙소로 돌아가기 전, 히나는 걷고싶은거리를 한 번 더 천천히 걸었어요. 처음 걸을 때는 소리를 따라 이리저리 고개를 돌렸는데, 두 번째에는 존 번호를 하나씩 확인하며 걸을 수 있었습니다. 존1의 댄스 공연은 이미 다음 공연자로 바뀌어 있었어요. 1시간 50분 공연에 10분 정리, 메모장에 적어 둔 숫자가 눈앞에서 그대로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공연이 바뀌는 순간도 히나에게는 흥미로웠어요. 앞 공연자가 장비를 정리하는 동안 다음 공연자가 옆에서 기다리고 있었고, 관객 몇은 자리를 떠나고 몇은 남아 다음 공연을 기다렸습니다. 공연장처럼 막이 내리고 오르는 건 아니지만, 거리에도 나름의 전환이 있었어요. 히나는 이 장면을 내일 노아에게 꼭 말해 주고 싶었습니다. 길을 그리는 사람이라면, 사람이 모였다 흩어지는 이 흐름도 좋아할 것 같았거든요.
히나는 걷는 동안 한 번도 공연자에게 말을 걸지 않았어요. 사인을 받거나 사진을 같이 찍자고 하는 것도 아니었고, 그냥 관객 한 사람으로 서서 보고, 박수 치고, 다음 존으로 걸어갔습니다. 공연장에서 늘 「팬」으로 있던 히나에게는 이런 거리감이 오히려 새로웠어요. 좋아하는 공연자를 따라다니는 게 아니라, 처음 보는 공연자의 노래 한 곡을 그 자리에서 듣고 떠나는 것. 히나는 이 방식이 서울의 금요일 밤에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습니다.
8번 출구 쪽으로 걸어 나오며 히나는 메모장의 「공연 전날」 아래에 마지막 줄을 적었습니다. 「거리에도 시간표가 있고, 서는 자리가 있다.」 내일 저녁에는 공연장 안의 시간표를 따르게 되겠지만, 그 전에 낮에는 노아가 그려 준 동그라미로 가야 했어요. 지난달에는 노아가 길을 알려 줬으니, 이번에는 히나가 공연장 가는 길을 알려 주기로 한 약속도 있었습니다.
숙소로 걸어가는 길에 히나는 내일 노아에게 해 줄 이야기들을 순서대로 정리했어요. 버스킹 존이 네 곳이라는 것, 앰프가 있는 존과 없는 존이 나뉜다는 것, 공연자가 추첨으로 정해진다는 것, 그리고 존3의 기타 소리. 노아는 길을 그리는 사람이니까, 존 번호와 번지수를 지도에 표시해 보여 주면 좋아할 것 같았습니다. 히나는 메모장에 「노아에게 — 존 지도」라고 적고, 그 옆에 작은 별표를 붙였어요.

숙소에 돌아와 히나는 가방 지퍼 주머니를 한 번 더 열었습니다. 여권은 그대로 있었고, 그 옆에 내일 공연 티켓이 든 휴대폰이 있었어요. 지난달에는 「돌아가는 길」이라는 메모를 만들었는데, 이번 달에는 「공연 전날」이라는 메모가 생겼습니다. 같은 서울인데 한 달 사이에 메모의 제목이 이렇게 달라졌다는 게, 히나는 조금 우습고 조금 뿌듯했어요.
잠들기 전 히나는 노아가 보낸 지도 사진을 다시 열었습니다. 망원한강공원 쪽의 동그라미 옆에, 노아가 작게 「나들목」이라고 적어 둔 게 보였어요. 무슨 뜻인지는 내일 알게 되겠지만, 히나는 그 단어를 메모장에 옮겨 적었습니다. 「공연 전날」 메모의 마지막 줄이었어요. 내일은 낮에 강가, 저녁에 공연. 서울에서 보내는 하루가 이렇게 두 칸으로 나뉘어 있다는 게, 히나는 벌써부터 설렜습니다.
Common Mistakes — 자주 하는 실수
9번 출구 계단에서 서두르기
9번 출구는 심하게 붐비는 출구예요. 8번 출구로 나와도 같은 방향(홍익대 쪽)으로 걸으면 돼요.
소리만 따라 걷기
버스킹 존은 어울마당로 107·111·127·143 앞 네 곳이고, 광장무대(132)·여행무대(144)도 있어요. 위치를 알고 걸으면 덜 헤매요.
아무 공연이나 우연히 마주치길 기다리기
마포구 「홍대 야외공연 일정표」에서 그날 공연을 미리 볼 수 있어요.
가게 입구 앞에서 공연 보기
가게 입구와 보행로는 비워 두세요. 주변은 주거지·숙박시설·가게가 붙어 있는 곳이에요.
조용한 공연 앞에서 크게 떠들기
존3은 앰프 없는 공연(서정적인 보컬·마술·마임·악기) 자리예요.
화장실을 찾아 헤매기
홍익대 길 건너 홍익문화공원에 벤치와 화장실이 있어요.
FAQ — 자주 묻는 질문
홍대 걷고싶은거리는 어떻게 가요?
2호선 홍대입구역 8·9번 출구에서 나와 홍익대 방향으로 직진하면 돼요. 어울마당로 107~155-1, 약 500m예요.
버스킹 존은 몇 곳이에요?
네 곳이에요. 존1 어울마당로 107 앞, 존2 111 앞, 존3 127 앞, 존4 143 앞. 존 1·2·4는 앰프 공연, 존3은 앰프 없는 공연이에요.
오늘 누가 공연하는지 어떻게 알아요?
마포구 문화관광 홈페이지의 「홍대 야외공연 일정표」에서 확인할 수 있어요.
공연은 얼마나 시끄러워요?
앰프는 2대까지, 음량 기준은 60dB이에요. 기준을 넘으면 공연이 취소될 수 있어요.
누구나 공연할 수 있어요?
준수사항을 어기지 않았다면 누구나 매월 10~16일에 마포구 예약 시스템에서 신청할 수 있고, 추첨으로 정해져요. 1인 월 최대 6회(주중 4·주말 2)예요.
쉬어 갈 곳이나 화장실이 있어요?
홍익대 길 건너 홍익문화공원에 벤치·화장실·작은 무대가 있어요.
문의는 어디로 해요?
마포구 관광정책과 02-3153-8673이에요.
Recap — 출발 전 30초
- 홍대입구역 8·9번 출구 → 홍익대 방향 직진(9번은 혼잡, 8번도 같은 방향).
- 버스킹 존 107·111·127·143 앞. 1·2·4 앰프, 3 앰프 없음. 광장무대 132·여행무대 144.
- 그날 공연은 마포구 「홍대 야외공연 일정표」에서 미리.
- 가게 입구·보행로는 비워 두고, 조용한 공연 앞에선 조용히.
- 쉬어 가기·화장실은 홍익문화공원.
참고 자료
- 마포구 — 홍대 걷고싶은거리 버스킹 존 이용 방법 변경 안내(2026-08-31)사전 등록제 폐지 · 매월 10~16일 신청·추첨, 잔여석 25~27일 신청 · 2시간 단위 신청·장르와 계획서 필수 · 1인 월 최대 6회(주중 4·주말 2) · 앰프 2대·60dB, 초과 시 취소 가능 · 별도 조명 금지 · 존 1·2·4 앰프 공연, 존3 앰프 없는 공연 · 홍대 야외공연 일정표 안내 · 관광정책과 02-3153-8673확인 2026-10-22
- 마포구 — 야외공연장 사용신청 안내(1단계)공연 1시간 50분·정리 10분 · 가게 입구와 보행로를 막지 않도록 관객 통제 · 주변 주민·상인에게 과도한 소리·조명 피해 금지 · 승인 불가 공연 임의 진행 시 중단확인 2026-10-22
- 마포구 — 야외공연장 사용신청 안내(2단계)버스킹 존 1~4는 어울마당로 107·111·127·143 앞 · 광장무대 132 · 여행무대 144, 관광안내소 위 · 홍대입구역 4번 출구 앞 AK&버스킹존확인 2026-10-22
- 마포구 — 홍대 주요관광지·홍대걷고싶은거리마포구 어울마당로 일대 · 홍대입구역 8·9번 출구에서 홍익대 방향으로 직진 · 전국에서 모이는 버스커들 · 나무무대·야외광장 부근 주점·고깃집확인 2026-10-22
- 한국관광공사 대한민국 구석구석 — 홍대걷고싶은거리어울마당로 107~155-1의 약 500m 구간 · 2016년 10월~2017년 7월 조성확인 2026-10-22
- 한국관광공사 대한민국 구석구석 — 홍익문화공원홍익대 길 건너의 작은 도심 쉼터 · 벤치·화장실·소규모 무대확인 2026-10-22
AI 캐릭터와 함께 걷는 서울 이야기예요. 장소 정보는 공개 자료로 확인했고, 사진은 AI로 만든 연출 이미지예요. AI 활용 안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