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OUL · CHILDREN'S GRAND PARK

드론쇼 다음 날, 히나가 시간표를 들고 걸은 서울어린이대공원

11월 1일 마라톤 교통통제가 끝난 뒤 어린이대공원역 1번 출구로 들어가 동물원과 두 무대를 지나 후문·아차산역으로 나오는 반나절

뚝섬에서 드론을 본 다음 날, 도쿄로 돌아가기 전 반나절이 비었다. 히나는 이름에 「어린이」가 붙은 공원 앞에서 잠깐 망설였지만, 늘 하던 대로 시간표부터 펼쳤다.

가을 오후 넓은 잔디밭과 노랗고 붉게 물들기 시작한 나무 사이로 휘어진 공원 길에서 작은 여행 가방을 끌고 수첩을 든 채 나무 쪽을 보며 환하게 웃는 히나, 멀리 작게 보이는 산책객들. 편집 이미지.

핼러윈 밤 뚝섬에서 드론을 본 다음 날 아침, 히나는 숙소 침대에 걸터앉아 메모장을 넘기고 있었습니다. 도쿄의 마케팅 회사에 다니는 스물한 살 히나는 공연과 굿즈를 보러 한 달에 두 번쯤 서울에 오고, 이번에도 일요일 저녁 비행기로 돌아가는 일정이었어요. 짐은 거의 다 쌌고, 공항으로 떠나기 전까지 반나절이 비어 있었습니다. 어젯밤 그린 지도는 승강장에서 노아의 수첩 맨 뒤로 건너갔고, 히나의 메모장에는 그 장을 뜯어낸 자리만 얇게 남아 있었어요.

늦은 아침 숙소 침대 가장자리에 앉아 다 싼 작은 여행 가방 옆에서 휴대폰과 무릎 위 수첩을 번갈아 보며 살짝 웃는 히나, 뜯긴 페이지 가장자리에 닿은 손끝과 창으로 드는 부드러운 빛. 편집 이미지.
다 싼 짐 옆, 뜯어낸 지도 한 장의 자리.

반나절을 쓸 곳을 찾던 히나의 눈에 들어온 곳은 광진구의 서울어린이대공원이었습니다. 공원 입장료가 무료이고 정문과 후문이 서로 다른 지하철역으로 이어져 있어서, 왔던 길을 되짚지 않고 한 방향으로 걸어 나갈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어요. 그런데 이름에서 손가락이 잠깐 멈췄습니다. 「어린이」대공원. 아이도 없이 어른 혼자, 그것도 여행 가방을 든 외국인이 들어가도 어색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망설이며 공원 누리집을 열었다가 히나는 새소식 맨 위의 공지 하나를 발견했습니다. 11월 1일 일요일, JTBC 서울마라톤 때문에 대공원 정문 앞 일부 도로의 차량 통행이 통제된다는 안내였어요. 시간은 08:29부터 11:31까지, 구간은 군자역사거리부터 건대입구역사거리까지였고, 그 시간대에는 되도록 통제 구간을 피해 이동해 달라는 당부가 붙어 있었습니다. 히나는 그 숫자를 보자마자 메모장 맨 위에 「11:31」이라고 적었어요. “나는 쇼 시간부터 정해요.” 오늘은 쇼 대신 통제가 풀리는 시각이 첫 칸이 된 셈이었습니다.

그래서 이 글은 마라톤이 지나간 11월 1일 낮, 히나가 정문으로 들어가 후문으로 나오기까지의 반나절을 따라갑니다. 7호선 어린이대공원역 1번 출구에서 정문까지, 공원이 왜 어른 혼자 걸어도 좋은 곳인지, 동물원은 몇 시까지이고 무엇을 볼 수 있는지, 그날 두 야외무대에서 무슨 일정이 있었는지, 11월에는 무엇이 멈춰 있는지, 그리고 후문에서 5호선 아차산역 4번 출구로 빠져나가는 길까지 히나의 메모장 순서대로 적었어요. 귀국하는 날 반나절만 남은 사람에게도, 아이와 함께 하루를 보내려는 사람에게도 같은 순서가 쓸모 있을 거예요.

The Cue

서울어린이대공원은 서울 광진구 능동로 216에 있는 공원이에요. 이용시간은 05:00~22:00, 연중무휴이고 공원 입장료는 무료입니다. 7호선 어린이대공원역 1번 출구가 정문, 5호선 아차산역 4번 출구가 후문과 이어지고, 정문에서 후문까지는 걸어서 약 20분으로 안내돼 있어요. 동물원 관람은 10:00~17:00입니다. 11월 1일(일)에는 JTBC 서울마라톤으로 08:29~11:31 정문 앞 일부 도로의 차량 통행이 통제되고, 같은 날 숲속의무대에서 택견대회(11:00~16:00), 열린무대에서 키즈·시니어 패션쇼(13:00~17:00)가 열려요. 음악분수는 10월 31일로 올해 가동을 마쳤고, 식물원은 리모델링 공사로 운영을 멈춘 상태입니다.

시작하기 전에
  • 어디: 서울어린이대공원, 서울 광진구 능동로 216. 문의 02-450-9311.
  • 시간·요금: 공원 05:00~22:00, 연중무휴, 입장료 무료. 동물원 관람 10:00~17:00.
  • 들어가고 나가기: 7호선 어린이대공원역 1번 출구 → 정문(걸어서 2분) · 후문 → 5호선 아차산역 4번 출구. 정문~후문은 공원 안내 기준 도보 약 20분.
  • 11월 1일(일)만: JTBC 서울마라톤으로 08:29~11:31 정문 앞 일부 도로(군자역사거리~건대입구역사거리) 차량 통제. 이 시간대에는 통제 구간을 피해서.
  • 그날의 무대: 숲속의무대 택견대회 11:00~16:00 · 열린무대 키즈·시니어 패션쇼 13:00~17:00.
  • 멈춘 것: 음악분수는 3.15~10.31 가동(11월엔 안 돌아요) · 식물원은 2026.5.27~2027년 하반기(예정) 운영 중단.
  • 짐: 정문·후문 물품보관소 05:00~22:00 유료, 기본 3시간 소형 800원·중형 1,100원·대형 1,500원.
  • 두고 올 것: 자전거·킥보드 출입 금지, 반려동물 입장 불가, 공원 전역 흡연·음주 금지.

11월 1일 아침, 마라톤 통제가 풀리는 11시 31분부터 거꾸로 세기

히나의 계산은 메모장 맨 위의 「11:31」에서 시작했습니다. 통제되는 건 차량 통행이라 지하철로 가는 히나에게 직접 걸리는 일은 아니었지만, 히나는 통제가 이어지는 시간에 정문 앞을 지나는 것만은 피하고 싶었어요. 공연장 앞에서 입장 줄과 퇴장 동선이 겹칠 때 무슨 일이 생기는지 잘 아는 사람이라, 사람들이 한쪽 길로 몰리는 시간을 일부러 비켜 가는 습관이 몸에 배어 있었거든요. 그래서 정문 도착은 12시 무렵으로 정하고, 거기서부터 공항으로 떠날 시각까지를 거꾸로 나눴습니다.

카카오맵에서 보기 — 어린이대공원역

오전 햇빛이 드는 숙소 책상에서 작은 수첩에 연필로 세로로 긴 칸들을 그리는 손 클로즈업, 칸 옆의 작은 화살표와 동그라미, 옆에 엎어 놓은 휴대폰. 편집 이미지.
11시 31분부터 거꾸로 나눈 반나절.

이날 이 공원을 찾는 사람이라면 히나의 계산을 그대로 빌려도 좋아요. 차나 택시로 오거나 정문 앞 큰길을 지나는 버스를 탄다면 08:29~11:31은 피하는 게 마음 편하고, 지하철로 온다면 7호선 어린이대공원역 1번 출구가 정문과 바로 이어집니다. 1번 출구에서 정문까지는 119m, 걸어서 2분이에요. 다만 이 통제는 11월 1일 하루의 일이라, 다른 날에는 아침 일찍 와도 상관없습니다. 공원은 오전 5시부터 열려 있으니까요.

히나는 11시 반이 조금 지나 숙소를 나섰습니다. 7호선을 타고 어린이대공원역에서 내려 1번 출구로 올라오자 몇 걸음 지나지 않아 정문이 보였어요. 지도 앱에서 역 이름만 찍고 오면 역 한가운데를 기준으로 길을 그려 줄 때가 있어서, 히나는 출발 전에 출구 번호를 따로 적어 두었습니다. 출구 하나를 잘못 고르면 2분 거리가 몇 분 더 늘어나는 건 공연장 근처 역에서 여러 번 겪은 일이었거든요.

숙소가 2호선 쪽에 있다면 길이 하나 더 있어요. 2호선 건대입구역에서는 버스로 5분쯤이면 정문에 닿고, 7호선으로 갈아타 어린이대공원역으로 와도 됩니다. 버스로 올 때는 정문 쪽으로 302·721·2222·3216·3220·4212번이 다녀요. 다만 11월 1일 오전처럼 정문 앞 도로가 통제되는 날에는 지하철 쪽이 더 마음 편하다는 게 히나의 판단이었습니다.

정문 고객안내센터와 물품보관소, 나갈 문부터 정하기

정문을 들어서자 히나는 먼저 가방 무게를 떠올렸습니다. 오늘 저녁 공항으로 가야 해서 작은 여행 가방이 손에 들려 있었거든요. 마침 정문과 후문에는 물품보관소가 있고, 2026년 7월 14일부터 유료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매일 오전 5시부터 밤 10시까지 쓸 수 있고, 기본 3시간에 소형 800원, 중형 1,100원, 대형 1,500원이에요. 기본 시간을 넘기면 보관함 크기에 따라 시간당 요금이 더 붙습니다.

기와지붕의 한옥식 공원 정문을 지나 작은 여행 가방 손잡이를 잡고 멈춰 서서 눈썹을 살짝 올린 채 수첩을 내려다보는 히나, 뒤로 나무 데크 광장과 둥근 벤치, 나무들. 편집 이미지.
짐을 맡기기 전에, 오늘 나갈 문부터.

보관함 앞까지 갔던 히나는 메모장을 한 번 내려다보고 손을 거뒀습니다. 오늘은 후문으로 나가 아차산역에서 지하철을 탈 계획이었거든요. 정문에 짐을 맡기면 공원을 다 걷고 나서 다시 정문까지 돌아와야 했어요. 시간을 거꾸로 세는 사람은 끝나는 문부터 정해야 한다는 걸, 히나는 보관함 열쇠를 꽂기 직전에야 깨달았습니다. 들어온 문으로 다시 나갈 거라면 정문 보관소가 편하고, 히나처럼 다른 문으로 나갈 거라면 짐을 들고 걷거나 나갈 쪽 보관소를 쓰는 편이 맞아요.

가방은 바퀴가 달린 작은 것이라 히나는 그냥 끌고 걷기로 했습니다. 대신 정문 고객안내센터의 자리를 메모장에 별표로 찍어 두었어요. 공원의 의무실이 이 고객안내센터 안에 있고, 09:00부터 18:00까지 운영하며 점심시간은 12:00부터 13:00까지입니다. 공연장에 가면 비상구와 안내 데스크부터 확인하는 버릇이 여기서도 그대로 나온 거예요. 넓은 공원을 혼자 걸을 때는 도움을 청할 곳 하나를 먼저 알아 두면 마음이 한결 가볍습니다.

들어가기 전에 알아 둘 규칙도 몇 가지 있어요. 공원에는 자전거, 킥보드, 인라인스케이트, 전동차 같은 탈것이 들어갈 수 없고, 반려동물도 동물원 동물의 안전과 전염병 예방을 위해 입장할 수 없습니다. 공원 전역이 흡연·음주 금지이고, 동물에게 음식을 주는 것도 안 돼요. 히나는 이 목록을 읽으며, 공연장 입장 전에 듣는 안내 방송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지켜야 할 게 분명하면 오히려 안심하고 들어갈 수 있으니까요.

공원 안내도를 펼친 히나는 문이 생각보다 많다는 데 놀랐습니다. 정문과 후문 말고도 회관문, 남문, 구의문, 동문, 북문, 서문, 능동문까지 이름이 붙은 문이 지도에 차례로 번호를 달고 있었어요. 그중 정문, 후문, 구의문, 능동문은 공원과 같은 05:00~22:00에 열리고, 걸어서 정문에서 구의문까지 약 15분, 후문에서 구의문까지 약 18분으로 안내돼 있습니다. 히나는 오늘 쓸 문 두 개, 정문과 후문에만 굵게 표시하고 나머지는 연필로 가볍게 남겨 두었어요. 문이 많은 공원일수록 들어온 문과 나갈 문을 먼저 정해 두면 길을 잃을 일이 줄어듭니다.

「어린이」대공원에 어른 혼자 — 1929년 골프장에서 2009년 재탄생까지

정문 광장에 서서 히나는 아침의 망설임을 다시 떠올렸습니다. 주위를 둘러보니 유모차를 미는 가족도 있었지만, 벤치에서 신문을 펼친 어르신, 혼자 이어폰을 꽂고 걷는 사람, 둘이 나란히 산책하는 연인도 보였어요. 공원 이용 안내는 이곳을 시민이 함께 가꾸고 즐기는 휴식공간이자, 동물과 식물이 행복하게 함께 사는 생태공원으로 소개합니다. 오전 5시부터 밤 10시까지 연중무휴로 열려 있고 입장료도 없는 공원이니, 이름의 「어린이」는 문을 닫는 말이 아니라 이곳이 처음 누구를 위해 만들어졌는지를 알려 주는 말에 가까웠어요.

가을 낮 넓은 잔디밭 사이로 완만하게 휘어지는 공원 중앙길, 물들기 시작한 큰 나무와 길가의 낮은 벤치, 멀리 작게 보이는 산책객들. 편집 이미지.
「어린이」라는 이름 앞의 망설임이 풀리는 길.

그 처음이 궁금해진 히나는 걸음을 멈추고 연혁을 찾아 읽었습니다. 이 땅의 이야기는 1929년 6월 22일 경성골프구락부가 문을 연 데서 시작해요. 1972년에는 서울 컨트리구락부가 12만 평을 무상으로 기증하고 사유지 9만 8천 평을 사들여 부지를 마련했고, 그해 11월 3일 공사를 시작해 1973년 5월 5일, 어린이날에 어린이대공원이 문을 열었습니다. 히나는 눈앞의 넓은 잔디와 완만하게 휘어진 길이 어디서 왔는지 그제야 알 것 같았어요. 골프장이었던 땅이었던 거예요.

연혁은 그 뒤로도 길게 이어집니다. 1986년 5월 5일에 어린이 입장료가 무료가 됐고, 2006년 10월 14일에는 공원 전체가 무료로 개방됐어요. 2007년 11월 재조성 공사를 시작해 2009년 5월 5일 다시 문을 열었는데, 연혁에는 이날을 「그랜드 오픈 – 36년만의 재탄생」이라고 적어 두었고, 2014년 8월에는 놀이동산도 다시 꾸며 재개장했어요. 마케팅 일을 하는 히나는 「36년만의 재탄생」이라는 문구에 밑줄을 그었습니다. 개원도, 어린이 입장료 무료화도, 그랜드 오픈도 모두 5월 5일에 맞춘 걸 보면 이 공원은 생일을 아주 잘 챙기는 곳 같았거든요.

공원의 크기도 숫자로 보면 실감이 납니다. 전체 면적은 536,094.50㎡, 둘레는 4km이고, 그중 녹지와 수림이 271,535.34㎡예요. 공원 안에는 23개 노선, 5.487km의 도로와 26개 노선, 3.624km의 산책로가 있어서, 히나는 이 숫자를 보고 오늘 다 걷겠다는 생각을 접었어요. 대신 정문에서 후문까지 한 방향으로 지나가며 시간표에 적은 곳만 들르기로 했습니다. 공연 하나를 처음부터 끝까지 다 보는 대신 세트리스트에서 꼭 들을 곡만 고르는 것과 비슷한 선택이었어요.

공원을 시간표로 읽기 — 동물원 10~17시, 음악분수는 10월 31일로 끝

히나가 공원 안내도를 펼쳐 놓고 가장 먼저 한 일은 이곳을 공연장처럼 나누는 거였습니다. 공원은 크게 동물나라, 자연나라, 재미나라로 나뉘고, 재미나라 안에 열린무대와 숲속의무대라는 야외무대 두 곳이 있어요. 히나는 두 무대에 동그라미를 치고, 동물원 칸에는 「10~17」, 공원 칸에는 「05~22」라고 적었습니다. 동물원은 오후 5시에 닫지만 공원은 밤 10시까지 열려 있으니, 늦게 오는 사람은 동물 없는 공원을 걷게 된다는 뜻이에요.

나무 벤치 위에 펼친 작은 수첩과 접힌 공원 안내 지도, 연필로 수첩의 한 칸에 가위표를 긋는 손 클로즈업, 동그라미와 화살표, 벤치 위 낙엽 한 장. 편집 이미지.
11월의 시간표에서 지운 음악분수와 식물원.

그다음 히나는 지울 것부터 지웠습니다. 공원 한가운데의 음악분수는 매년 3월 15일부터 10월 31일까지만 돌아가요. 가동하는 동안에는 30분 가운데 음악분수 20분, 일반분수 10분이 돌고 30분을 쉬는 식이고, 매주 화요일은 청소와 점검으로 멈춥니다. 그리고 올해 마지막 가동일은 하필 어제, 히나가 뚝섬에서 드론을 본 바로 그날이었어요. 히나는 분수 칸에 가위표를 그으며 “어제는 쇼가 두 개였네요”라고 혼잣말을 했는데, 11월에 이 공원에 온다면 음악분수는 내년 봄을 기다려야 해요.

식물원도 가위표 칸으로 갔습니다. 식물원은 리모델링 공사로 2026년 5월 27일부터 2027년 하반기(예정)까지 운영을 멈추고, 공사를 마치면 즐길 거리를 더해 다시 문을 열 예정이에요. 비 오는 날의 실내 대안으로 식물원을 떠올렸다면 이번에는 다른 계획을 세우는 편이 좋습니다. 대신 자연나라에는 생태연못, 유니세프 맘껏정원, 어린이 텃밭, 들꽃 & 허브나라, 포시즌 가든 같은 바깥 정원이 이어져 있어요. 생태연못은 5,100㎡ 넓이에 갯버들과 물옥잠처럼 우리나라 습지에 사는 식물 18종이 심겨 있습니다.

남은 칸에 히나는 가을축제를 적었습니다. 공원은 9월 19일부터 11월 7일까지 공원 전역에서 가을축제 「단풍 물든 클래식」을 열고 있었어요. 히나가 찾은 11월 1일은 그 축제의 마지막 주였고, 지난 10월 달력에는 10월 17일 서울팝스오케스트라 클래식 공연 같은 일정도 있었어요. 축제 이름에 이끌려 오는 사람이라면 11월 7일까지라는 날짜를 꼭 기억해 두세요. 히나는 축제 칸 옆에 「마지막 주」라고 적고, 오늘 꼭 볼 칸 두 개, 오후 1시의 열린무대와 그 뒤의 동물원에 다시 굵게 동그라미를 쳤습니다.

숲속의무대 택견대회와 열린무대 패션쇼, 11월 1일 일요일의 두 무대

정문 광장을 지나 히나가 시간표대로 먼저 찾은 곳은 두 야외무대였습니다. 11월 1일 숲속의무대에서는 11시부터 오후 4시까지 「제26회 서울특별시회장기 택견대회」가 열리고 있었어요. 전통 스포츠인 택견 경기 대회로, 유소년부와 일반부, 시니어부가 함께 나오는 일정입니다. 히나는 사람들 맨 뒤 가장자리에 잠깐 서서 무대를 둘러싼 사람들을 바라봤어요. 경기를 보는 사람들의 나이가 무대 위만큼이나 다양하다는 게 먼저 눈에 들어왔습니다.

낮의 공원에서 야외무대를 바라보는 작은 무리의 맨 뒤 가장자리에 선 히나의 뒷모습과 옆얼굴, 멀리 작고 흐릿한 무대 위 사람들과 주변 나무들. 편집 이미지.
11월 1일, 두 야외무대의 사람들 맨 뒤에서.

오후 1시, 히나의 메모장에서 가장 굵은 동그라미가 쳐진 시각이었습니다. 열린무대에서는 13시부터 17시까지 「제3회 키즈시니어 문화화합 페스티벌」이 열렸고, 프로그램은 키즈·시니어 패션쇼였는데, 히나는 이 행사 이름을 처음 봤을 때부터 마음에 들었습니다. 아침에 걸렸던 「어린이」라는 말 옆에 「시니어」가 나란히 붙어 있었으니까요. 어린이와 어르신이 한 무대에 서는 일정이 걸린 공원이라면, 어른 혼자 그 앞에 서 있는 것도 전혀 이상하지 않았습니다. 히나는 첫 순서가 시작되는 것까지 뒤쪽에서 지켜본 뒤, 시간표대로 동물원으로 걸음을 옮겼어요.

공연 홍보 일을 하는 히나에게 이 공원의 무대 달력은 그 자체로 재미있는 읽을거리였어요. 그 주 토요일인 11월 7일에는 포시즌가든에서 10시부터 17시까지 에어바운스 놀이터와 체험 부스가 있는 「온가족이 함께하는 팡팡놀이터」가, 11월 8일 일요일에는 열린무대에서 13시부터 18시까지 중앙아시아 5개국 전통문화 공연이 잡혀 있었습니다. 11월 14일 토요일 오후에는 같은 열린무대에서 대중음악 공연인 「행복 나눔 콘서트」가 잡혀 있었어요. 히나는 무대마다 날짜를 적다가, 이 공원이 주말마다 출연진이 바뀌는 야외 공연장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런 일정은 공원 누리집의 행사·이벤트 일정 달력에서 날짜를 눌러 보면 나와요. 한 달 치 공연·행사 일정 공지는 보통 그 전달 말에 올라옵니다. 그러니 여행 날짜가 정해졌다면 떠나기 며칠 전에 그날의 칸을 한 번 열어 보세요. 무대가 비어 있는 날이면 조용히 걷는 하루가 되고, 무대가 차 있는 날이면 걷는 길에 소리가 하나 더해집니다. 히나는 다음 달 달력이 올라오면 다시 열어 보겠다고 메모장 귀퉁이에 적었어요.

정문에서 9분, 동물원 바다동물관 관람창과 상시 방사 동물들

패션쇼의 첫 순서를 보고 나온 히나는 동물원으로 향했습니다. 정문에서 동물원까지는 639m, 걸어서 9분쯤이에요. 이 동물원에는 50여 종 500여 마리의 동물이 살고, 바다동물관, 열대동물관, 꼬마동물마을, 원숭이마을, 맹수마을, 초식동물마을, 물새장 일곱 구역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공원 첫 화면의 동물원 관람시간 옆에는 야외동물원을 운영하고 조류사는 운영하지 않는다는 안내가 붙어 있습니다. 히나는 그 줄을 보고 「오늘의 라인업」이라는 말을 떠올렸고, 출연진이 날마다 조금씩 달라지는 무대라고 생각하니 오히려 궁금해졌어요.

히나가 가장 먼저 찾은 곳은 바다동물관이었습니다. 이곳에서는 남아메리카물개와 점박이물범을 1층의 커다란 관람창으로 가까이 보고, 2층 관람대에서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어요. 히나는 1층 관람창 앞에서 물속을 미끄러지듯 도는 물개를 한참 따라 눈을 움직였습니다. 무대 앞자리와 2층 객석을 다 갖춘 공연장 같다는 생각에, 히나는 일부러 계단을 올라가 2층에서도 한 번 더 내려다봤어요. 같은 장면을 앞에서 한 번, 위에서 한 번 보는 건 공연을 두 번 본 기분이었습니다.

바다동물관의 커다란 수중 관람창 앞에서 몸을 살짝 기울여 푸른 물속을 헤엄치는 물개를 눈으로 따라가는 히나의 옆모습, 얼굴에 비치는 푸르스름한 물빛과 유리에 닿지 않은 손. 편집 이미지.
바다동물관 1층 관람창에서 물개를 따라 움직이는 눈.

다음은 수달이었어요. 이 동물원의 유라시아수달 수돌이와 달순이는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방사장에 나오고, 한국수달 LIVE 방송인 수달캠도 24시간 돌아갑니다. 그런데 방사장 앞에서 아무리 기다려도 수달이 보이지 않았어요. 히나가 다시 안내를 읽어 보니, 수달은 넓은 방사장을 자유롭게 돌아다니기 때문에 보이지 않을 수 있다고 적혀 있었습니다. 히나는 웃으며 메모장에 「출연 확정, 등장 시각 미정」이라고 적었어요.

수풀과 물이 있는 넓은 방사장 울타리 앞에서 까치발을 들고 고개를 돌리는 히나의 비스듬한 뒷모습, 동물은 보이지 않는 방사장과 맑은 오후 햇빛. 편집 이미지.
수달은 출연 확정, 등장 시각 미정.

동물원에서는 미니말, 반달가슴곰, 붉은여우, 물개, 유라시아수달, 점박이물범, 과나코, 당나귀, 알파카를 늘 방사장에 내놓아요. 다만 방역 상황이나 날씨에 따라 방사하지 않는 날도 있습니다. 날이 추워지면 바깥 기온에 따라 관람 기준도 생겨서, 미어캣과 아시아코끼리는 5℃ 이상, 노랑뺨기번과 은색기번은 10℃ 이상일 때 볼 수 있어요. 4월부터 10월까지(6~8월 제외) 하루 한 번 하던 동물먹방LIVE도 11월에는 운영 기간이 아니니, 늦가을에 간다면 따뜻한 한낮에 동물원을 먼저 도는 순서가 좋습니다.

팔각당과 후문 쪽 길, 어린이정원페스티벌이 있던 315m

동물원을 나온 히나는 오후 3시가 조금 지나 후문 쪽으로 방향을 잡았습니다. 정문에서 팔각당 실내놀이터까지는 573m, 걸어서 8분쯤이에요. 팔각당은 어린이 전용 실내놀이터로 10시부터 18시까지 운영하고, 2시간 기준 어린이 3,000원, 어른 1,500원이며 네이버에서 미리 예약하거나 현장에서 접수합니다. 어린이 전용 놀이터라 히나는 건물 안까지는 들어가지 않고, 바깥에서 한 번 바라본 뒤 이름을 따 메모장에 작은 팔각형 하나를 그렸어요.

후문에서 팔각당까지 이어지는 이 길은 올해 5월 5일부터 18일까지 2주 동안 2026 어린이정원페스티벌이 열린 구간이기도 합니다. 연장 315m, 면적 12,000㎡의 길에 「정원은 미술관, 어린이는 예술가」라는 주제로 정원이 꾸며졌어요. 지금은 끝난 행사지만, 히나는 그 주제 문구를 읽고 나니 같은 길이 조금 다르게 보였습니다. 무대가 끝난 뒤의 공연장 로비처럼, 축제가 지나간 길에도 그 흔적을 상상하는 재미가 있었거든요.

늦은 오후 나무가 줄지어 선 넓은 공원 길에서 작은 여행 가방을 끌며 앞을 보고 걸어가는 히나의 비스듬한 뒷모습, 물들기 시작한 나무와 낮은 화단, 멀리 흐릿한 놀이 기구 윤곽. 편집 이미지.
팔각당을 지나 후문 쪽으로, 작은 가방과 함께.

후문 쪽에는 놀이동산이 있어요. 놀이동산은 공원과 따로 안내되고, 티켓 발매 같은 문의는 놀이동산 전화 02-458-5580으로 받습니다. 히나는 오늘 놀이 기구를 탈 생각은 없었지만, 포토존 목록에서 「최초의 청룡열차」라는 이름을 발견하고는 잠깐 걸음을 늦췄어요. 후문 근처에는 「SEOUL MY SEOUL」 포토존도 있습니다. 히나는 사진 한 장을 남기는 대신, 이 공원에서 처음 그려 보는 종류의 지도를 떠올리고 있었어요.

시간 없는 지도 한 장, 후문에서 아차산역 4번 출구로

후문을 나서기 전, 히나는 길가 벤치에 앉아 메모장을 새로 펼쳤습니다. 늘 하던 대로라면 정문 12시, 열린무대 13시, 동물원, 후문 15시대라고 선 위에 시간을 적었을 거예요. 그런데 오늘은 연필을 든 손이 숫자 앞에서 멈췄습니다. 어젯밤 노아의 수첩에는 시간이 하나도 없었고, 드론이 뜬 15분 동안 노아는 펜을 한 번도 움직이지 않았거든요. 히나는 이번에는 노아식으로, 시간 없이 길만 그려 보기로 했어요.

기울어진 오후 햇빛 아래 무릎 위 수첩에 문 모양과 물결 모양 창, 빈 방사장, 팔각형, 반원형 무대를 선으로 이어 그리는 손 클로즈업, 벤치 옆에 세워 둔 작은 여행 가방. 편집 이미지.
숫자 대신 장면을 이은, 처음 그린 시간 없는 지도.

정문에서 시작한 선은 물결 모양의 관람창을 지나, 아무것도 없는 둥근 방사장과 반원 모양의 무대 둘, 작은 팔각형을 거쳐 후문에서 끝났습니다. 시간을 지우고 나니 그 자리에 남은 건 물개를 따라 움직이던 눈, 끝내 나오지 않은 수달, 무대 앞에 모인 사람들의 뒷모습 같은 장면이었어요. 히나는 시간이 없는 지도가 이렇게 그날의 기억을 더 또렷하게 붙잡아 두는 줄 몰랐다고 생각하며, 다 그린 페이지를 사진으로 찍어 노아에게 보냈어요. “오늘은 시간 안 적었어요. 노아 방식으로.”

후문에서 5호선 아차산역까지는 400m, 걸어서 6분쯤입니다. 공원 안내대로 아차산역 4번 출구가 후문과 이어져 있어요. 정문으로 들어와 후문으로 나가면 왔던 길을 되짚지 않아도 되고, 7호선과 5호선을 하나씩 쓰게 되니 다음 목적지에 따라 편한 쪽을 고를 수 있습니다. 반대로 아차산역에서 출발해 후문으로 들어오고 정문으로 나가 어린이대공원역에서 타는 순서도 똑같이 쓸 수 있어요. 공원 안 정문~후문은 안내 기준 도보 약 20분이니, 중간에 들를 곳까지 생각해 넉넉하게 잡아 두면 좋습니다.

늦은 오후 공원 후문 밖 보도에서 작은 여행 가방 손잡이를 잡고 휴대폰을 자신 쪽으로 든 채 살짝 웃는 히나, 뒤로 흐릿한 나무 사이 공원 길과 따뜻한 역광. 편집 이미지.
「시간이 없는데도 길이 다 보여요.」 노아의 답장.

아차산역으로 걸어가는 동안 노아의 답장이 왔습니다. “시간이 없는데도 길이 다 보여요.” 히나는 그 한 줄을 읽고 메모장의 그 페이지에 제목을 붙였어요. 숫자 대신 「일요일 낮」이라는 네 글자였습니다. 쇼 시간부터 정하고 거꾸로 세는 습관은 아마 앞으로도 그대로일 거예요. 다만 오늘처럼 마지막 장 하나쯤은 시간을 비워 두어도 괜찮겠다고, 히나는 지하철 계단을 내려가며 생각했습니다.

Common Mistakes — 자주 하는 실수

  • 11월 1일 오전에 차로 정문 앞에 가기

    이날은 JTBC 서울마라톤으로 08:29~11:31 정문 앞 일부 도로(군자역사거리~건대입구역사거리) 차량 통행이 통제돼요. 그 시간을 피하거나 7호선 어린이대공원역 1번 출구로 오세요.

  • 11월에 음악분수를 보러 가기

    음악분수는 3월 15일~10월 31일에만 가동해요. 가동 기간에도 매주 화요일은 쉬어요.

  • 비 오는 날 대안으로 식물원을 생각하기

    식물원은 2026년 5월 27일부터 2027년 하반기(예정)까지 리모델링 공사로 운영을 멈췄어요.

  • 후문으로 나갈 건데 정문에 짐 맡기기

    물품보관소는 정문·후문에 있어요. 나갈 문을 먼저 정하고 맡기세요.

  • 오후 5시 넘어 동물원에 가기

    공원은 22시까지 열지만 동물원 관람은 10:00~17:00이에요.

  • 수달이 안 보인다고 바로 떠나기

    수달은 넓은 방사장을 자유롭게 돌아다녀서 안 보일 때가 있어요. 조금 기다려 보세요.

FAQ — 자주 묻는 질문

어른 혼자 가도 되나요?

공원은 05:00~22:00 연중무휴로 열려 있고 입장료가 없어요. 시민 모두의 휴식공간이자 생태공원으로 소개되는 곳이에요.

어느 역 어느 출구로 가요?

7호선 어린이대공원역 1번 출구가 정문(걸어서 2분), 5호선 아차산역 4번 출구가 후문과 이어져요. 주소는 서울 광진구 능동로 216이에요.

동물원은 몇 시까지예요?

10:00~17:00이에요. 방역 상황이나 날씨에 따라 일부 바뀔 수 있어요.

11월에도 가을축제가 있나요?

가을축제 「단풍 물든 클래식」은 2026년 9월 19일부터 11월 7일까지, 공원 전역에서 열려요.

11월 1일에는 무슨 공연이 있어요?

숲속의무대에서 택견대회(11:00~16:00), 열린무대에서 키즈·시니어 패션쇼(13:00~17:00)가 열려요.

짐을 맡길 수 있나요?

정문·후문 물품보관소가 05:00~22:00 유료로 운영돼요. 기본 3시간 소형 800원·중형 1,100원·대형 1,500원이에요.

반려견과 함께 가도 되나요?

반려동물은 동물원 동물의 안전과 전염병 예방을 위해 입장할 수 없어요.

Recap — 출발 전 30초

  • 7호선 어린이대공원역 1번 출구 → 정문(2분) · 후문 → 5호선 아차산역 4번 출구
  • 공원 05:00~22:00 연중무휴·무료 · 동물원 10:00~17:00
  • 11월 1일: 마라톤 차량 통제 08:29~11:31 · 숲속의무대 택견대회 11~16시 · 열린무대 패션쇼 13~17시
  • 음악분수는 10월 31일로 끝 · 식물원은 공사로 운영 중단
  • 가을축제 「단풍 물든 클래식」은 11월 7일까지
  • 짐은 나갈 문 쪽 물품보관소에

참고 자료

확인한 자료

AI 캐릭터와 함께 걷는 서울 이야기예요. 장소 정보는 공개 자료로 확인했고, 사진은 AI로 만든 연출 이미지예요. AI 활용 안내